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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대통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입력2006-02-24 16:56:29
수정
2006.02.24 16:56:29
'피플파워' 20주년 앞두고 새 쿠데타 준비설<br>쿠데타 기도 일부 장교 체포…계엄령 전 단계
필리핀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24일 TV와 라디오를 통한 연설을 통해 지난 22일 소장파 장교들에 의한 쿠데타 기도 적발과 '피플파워'(민중혁명)에 의한 정부 전복 시도 재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가 야권 및 극좌.우익 세력이 선거에 의해 출범한 합법적인 정부를 축출하기 위해 연속적으로 취해온 기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정의 최고통수권자로서 군.경에 폭넓은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계엄령 전단계이다.
아로요는 사전에 준비된 연설을 통해 "국가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서 "군의 일부 세력이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정부를 축출한 뒤 헌법에 위배되는 정권 수립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분쇄했다"고설명했다.
그는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정권에 대한 어떠한 위해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수도 마닐라 일대에는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최고 군 사령부에 취재진의 접근도 금지됐다. 군 세력 일부가 시위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대 외곽에서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또 말라카냥 대통령궁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철조망과 컨테이너가 설치돼 핵심요원들을 제외하고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 마닐라에서는 경찰과 반 정부 시위대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또 지난 17일 안과치료를 위해 입원한 조셉 에스트라다(67) 전 필리핀대통령에 대한 가택연금을 지시했으나 에스트라다는 퇴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피플 파워'로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뒤 한동안 수감됐다 가택연금 상태에서 법원의 최종 결정을 앞둔 상태다.
아로요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직전인 이날 새벽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위기상황 등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국가비상사태 선언이 지난 1986년 마르코스를 대통령직에서 축출한 '피플파워'를 기념하는 기념탑에서 아로요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군경이 저지하기 위해 설치해놓은 바리케이드를 시민들이 제거하고 난입하려는 일련의 시도가 있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초 경찰이 EDSA 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기념탑에 반(反) 아로요 군중들이 진입을 시도할 경우 강제해산과 함께 구속을 경고했으나 군중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물리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경찰은 5천여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는 등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총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달 퀘롤 메트로 마닐라 경찰국장도 기념탑에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에 대해강제해산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앞서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육군참모총장은 22일 아로요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군부 쿠데타 음모를 적발해 분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음모에 연루된 14명장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에스페론 총장은 이들이 최소 2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아로요 정부를 무력으로전복시키려고 시도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주로 루손섬과 민다나오섬에 주둔하는부대의 중.대위의 하급장교들로 쿠데타를 실행에 옮길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이 작년 12월 '마지막 혁명'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적발하면서 쿠데타 음모를 파악하고 이들의 계획을 사전에 차단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넬 히로니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태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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