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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내음의 화폭… 마음의 휴식이 절로

한지화가 함섭 새해 첫 개인전<br>청담동 박영덕화랑서 16일까지

함섭

한지화가 함섭(67ㆍ사진)이 심신을 회복시켜 주는 신작들로 새해 첫 전시를 연다. 4일부터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막을 올린다. 작가임에도 그는 가끔 한의사냐는 질문을 받는다. 온몸 가득히 밴 한약냄새 때문이다. 그가 한지작업에 필수인 밀가루풀에 "잡벌레를 막아주고 머리도 맑게 하는" 한약재 천궁과 용뇌를 섞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풍겨나는 아로마향이 치유효과는 물론 부인병에도 좋다고 하니 그야말로 '웰빙그림'이다. 정겨운 향취가 마음의 휴식까지 이끈다. 그의 작품을 특징짓는 것은 토속적인 닥종이의 질감과 전통 오방색이다. 작가는 "박수근을 얘기하면 화강암같은 질감이 떠오르듯 '함섭'하면 이 격자무늬의 바닥"이라고 말한다. 과정은 이렇다. 3겹의 삼합 종이 위에 짓이긴 닥나무 껍질을 가로세로로 깔고 그 위에 또다시 종이를 깐 다음 솔로 두드린다. 종이를 깔고 두드리길 7번 반복한다. 옛날 토담집의 벽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하다 했다. 야들야들한 종이가 노화가의 손을 거치면 돌처럼 딴딴해진다. 이 바탕지 위에 그림을 그리되 붓은 사용하지 않는다. 홍화ㆍ치자ㆍ황토 같은 천연재료로 염색한 오방색 한지를 꼬고 찢어 붙인다. 오방색 한지가 무희의 한복으로 살아나고, 자유롭게 던지고 붙인 한지는 입 벌린 호랑이, 날아오르는 용의 형상을 만들어 낸다. 여백미가 도드라진 신작에선 달빛 머금은 장독대의 은은함도 느껴진다. "홍익대 졸업 후 1970년대,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과 다를 수 없다는 한계 아닌 한계 앞에서 재료에 대한 생각을 바꿨습니다. 물감이나 아크릴을 쓰는 대신 한지, 닥종이를 쓰면서 그간 배워온 서양화 기법을 접목한 것이죠. 한지는 변별력이자 차별화입니다. 외국인이 보면 한국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고, 누가 보더라도 '함섭'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누구도 만든 적 없는 동서 혼합의 '한국적 현대회화'는 그래서 해외에서 더 인기다. 젊음의 거리 홍대앞에서 유일한 '백발화가'였던 그는 이번 전시를 끝으로 상수동 작업실을 정리한다. 그리고 고향인 춘천으로 옮겨가 화업의 2막을 열어갈 참이다. 전시는 16일까지. (02)544-8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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