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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 선장 "우리 쇄빙기술, 북극항로 도전할 만"

"지난 4년간 쌓은 경험으로 우리나라 쇄빙 기술은 초급을 벗어났습니다. 향후 북극항로가 열리면 외국 쇄빙선만 빌려 운항하기보다는 우리 쇄빙선으로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올해 북극 항해를 이끄는 김봉욱(51) 선장은 21일(현지시간) 오후 북극 축치해로 향하는 아라온호 선상에서 한 인터뷰에서 발전하는 우리 쇄빙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최근 아시아 해운업계에서는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인도양 항로보다 운항 기간을 10여 일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직 쇄빙선 이용료 등 추가 비용 부담과 안전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으나 항로가 안정화하면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 선사로는 처음 현대글로비스가 내달 15일 북극항로를 뚫는 시범 운항에 나선다.

이 업체는 스웨덴 업체에서 빌린 내빙선에 화물을 싣고 러시아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을 계획이다.

그에 앞서 중국 상선도 지난 8일 처음 북극항로 운항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 인력을 태운 아라온호를 이끌고 건설 자재를 실은 내빙선을 인도한 경험이 있는 김 선장은 북극항로의 장래 가치를 고려하면 우리 쇄빙선으로 운항을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얼음의 두께, 밀집도 등 상황이 매년 바뀌므로 극 항해를 앞두면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러나 일단 부딪쳐야 가능한지 알 수 있고 경험을 쌓아야 노하우가 생기니 도전 가치가 충분히 있죠. 아라온호는 연구선이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북극항로 개척에 한 번 정도는 투입해볼 가치가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 5일 인천항을 출항한 아라온호는 21일 미국 알래스카주 놈을 거쳐 축치해, 보퍼트해 등 북극해 탐사에 돌입했다.

10월 광양항 귀항까지 69일 동안 안전한 항해를 책임지는 것이 김 선장의 몫이다.



그는 "아라온호는 다른 나라 연구원들도 부러워하는 최고 수준의 쇄빙선"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선장으로서 연구원들의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라온호의 이번 북극 항해는 우리나라가 북극이사회 정식옵서버 진출에 성공한 이후 처음인 만큼 사회적인 관심도 많다.

쇄빙선 선장은 현장에서 기술적 조언을 해 주는 아이스 파일럿, 얼음 상태와 기상자료를 분석해 루트를 제안하는 아이스 내비게이터의 도움을 받는다.

국내에는 이런 전문가가 없고 아라온호에 탑승한 이들도 러시아인이라는 게 김 선장의 설명이다.

"일단 우리 항해사들의 쇄빙 기술 향상이 우선이니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기보다 작은 얼음 쇄빙을 항해사들에게 위임하기도 합니다. 북극항로를 에스코트하는 경우라면 속력과 거리를 어떻게 설정할지, 갑자기 큰 얼음을 만나 급하게 방향을 틀어야 하는 위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항해사들이 배워 나가야죠."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에서 아라온호에 이은 제2 쇄빙선 건조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선장은 "북극점을 탐사하거나 더 두꺼운 얼음을 깨야 한다면 아라온호보다 엔진 마력과 연료 탑재량을 늘리고 선상에서 쓰일 물을 만드는 능력을 키우는 등 성능을 높여야 한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남극과 북극은 다릅니다. 북극 얼음은 바다 위로 조금 나와 있어도 물밑으로 두꺼운 경우가 많고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입니다. 남극 얼음은 전체적으로 평평하게 널렸고 빙하에서 떨어져나온 빙산이 많죠. 가능하다면 남극과 북극 모두를 오버랩하며 쇄빙 기술을 익히는 게 좋습니다."라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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