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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TV, '갇힌 자의 등'

해마다 5월이면 의정부교도소에는 300여개의 등이 걸린다. 수인들의 소망을 담은 등불이다. 이곳 재소자들은 석가탄신일 무렵 직접 연등을 만들어 매다는 일을 5년째 계속 해오고 있다. 등 아래 수북한 쪽지더미에 적힌 사연들은 대부분이 가족의 건강을 빌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새삶을 꿈꾸는 다짐도 뒤따른다.이번주 「KBS 일요스페셜」은 수인들의 삶에서 피어나는 소중한 희망들을 들여다보면서 몸은 자유롭지만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곱씹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1TV 7일 오후8시 방송. 마약사범으로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중인 수인 2313번.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두고 재가해버린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가득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6살난 딸아이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되찾는다. 아빠가 군대에 있는 줄만 알고 무작정 아빠를 찾아나선 어린 딸을 보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끊을수 없는 정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그제서야 어머니에 대한 미움을 씻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어머니를 재회했다. 그리고 20여년간 단 한번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말을 한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뜨거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한때의 성질을 못이겨 폭행죄로 갇힌 젊은 재소자 2428번. 그에겐 가난한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모범수에 대한 포상으로 귀휴를 앞둔 아들에게 「참회의 기회」를 선물로 준비했다. 천번을 절하면서 잘못을 뉘우치도록 한 것. 과연 어머니의 불심이 아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갖게 할수 있을지. 어머니는 아직도 철없는 아들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IMF사태로 부도를 내 차디찬 감옥살이를 하게된 재소자 2807번. 2년 4개월만에 「부부 만남의 집」에서 아내와 해후를 하게 된다. 그토록 그립던 아내가 눈앞에 있다. 하지만 할 말은 많지만 입술은 천근의 무게. 어렵사리 말문을 연 남편의 아이들 안부에, 켜켜이 쌓인 부부의 한은 봄눈 녹듯 스러진다. 그들에게 절실한 것은 가족의 의미. 갇힌 사람들에게 희망은 사랑뿐이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5/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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