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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대담:이용웅 경제부장 yyong@sed.co.kr<br>"원천기술 산업화 정부지원 절실"<br>연구기술·개발관련 정부투자비율 너무 적어<br>"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 좌우" 인식확산 필요<br>기업-대학 인력수급 선순환구조도 만들어야"


“우리 과학기술이 중국보다 앞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데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각오가 절실한 때입니다” 채영복(사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회장은 8일 “중국이 과학자수로 미국 다음 두 번째로 우리의 5배나 된다”며 “중국의 노력을 보면 앞으로 10~20년 후까지 우리가 중국을 앞설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과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과 동의어인 시대”라며 “모방의 시대는 지났고 지금 대한민국은 모방에서 독자적인 혁신ㆍ창의성으로 이행하는 국가발전의 결정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 부문의 혁신과 창의성 개발을 통해 대학의 우수 인력이 기업에 공급되고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얻음으로써 다시 인력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채 회장은 “과총의 역할이란 바로 이를 위해 국민의 과학의식을 확산시켜 다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총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채 회장께서는 출연연구원장도 하시고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공직 생활도 하셨는데. ▲위치했던 장소만 달랐을 뿐이었지 국가 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입장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과총에서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흩어지고 중구난방이었던 과학기술인들의 의견을 필터링하고 쓸모 있는 정보로 가다듬어 정부와 국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가교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내부에 정책연구소를 만들고 홈페이지에 ‘카페’도 개설하는 등 의견수렴 공간을 확대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과학기술계는 토론이 부족했습니다. 스승과 제자로 이어지는 사제시스템 아래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묻혀 버렸다는 지적이 있는 데. ▲그런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도제시스템은 어느 나라나 갖고 있고 우리는 특히 유교사상이 바닥에 깔려 있어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하는 데 벽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체계화하고 대안을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할 기구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과총의 시스템도 최근 많이 바뀌었습니다. 정관을 개정, 단체 뿐만 아니라 개인도 회원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과학기술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과총이 명실공히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 국제적인 학술지에 발표되는 우리 과학기술자들의 논문이 늘어났습니다. 다만 학문적인 성과가 산업화까지 연결이 잘 되지 않는 한계가 있는듯 합니다. ▲기초ㆍ원천기술이 응용되고 산업화될 수 있는 정책과 노하우가 필요하고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외국에서는 산업화를 위한 뿌리깊은 큰 기업이 있는 데 우리는 일천한 상태죠. 특히 생명공학이 그렇습니다. 10년, 20년을 보고 연구해야 하는 데 뒷받침이 더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발행 논의가 활발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부 대 민간투자 비율은 25대 75 정도입니다. 정부투자가 절대적으로 적습니다. 국내에 떠돌아다니는 유휴자금이 많은데 이것이 연구개발(R&D)에 투자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기술분야는 집어넣은 만큼 나오게 돼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바로 이익이 나면 기업들이 하겠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입니다. 해결책은 없을까요. ▲사회적인 여건이 필요합니다. 군사정부로 비판도 많지만 박정희 시대에는 과학기술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민소득 겨우 100달러때 세워졌죠. 최근에는 이런 인식이 흐려졌습니다. 얼마 전 보도를 보니 중국이 과학자수로 미국 다음에 두 번째라고 하더군요. 우리의 5배나 된다고 합니다. 중국의 노력을 보면 앞으로 10~20년 후에까지 우리가 중국을 앞서 있을지 심히 우려가 됩니다. 과총의 일은 바로 국민의 과학의식을 확산시켜 다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노벨 과학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 등의 예를 들면서 노벨상 수상 건수가 경제나 기업수준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미국경쟁력강화위원회의 2000년도 보고서를 보면 기초과학 결과는 이노베이션(혁신)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일본도 세계 4대 강국에 들어가지만 영국이나 독일과 비교해서 노벨상이 적습니다. 성장전략은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릅니다. 제가 과거에 2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연구를 했었는 데 귀국해서는 (노벨상 같은 것은) 다 잊고 국내제약사가 (중요 약품을) 국산화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당시 사회는 그것 이상이 수용이 안되는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R&D 수준도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채 회장께서 유치를 위해 노력하신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그런 결과로 보입니다. ▲모방시대에는 창의가 먹히지 않습니다. 다행이 우리사회도 모방에서 혁신의 시대로 들어섰습니다. 이제는 창의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항이 된 것이죠. 과학기술 평론가인 도널드 스톡스는 ‘기초과학과 기술혁신’이라는 저서를 통해 R&D 유형을 네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원천성과 유용성 이 큰 ‘파스퇴르 유형’ 원천성은 높으나 유용성이 모자라는 ‘보어 유형’ 원천성은 낮으나 유용성이 큰 ‘에디슨 유형’ 그리고 이도저도 낮은 연구들이 그것입니다. 현재상황에서 우리에게는 기초원천성과 응용성 모두 필요합니다. -내년은 과총 설립 40주년입니다. 준비하고 있는 특별행사는 무엇입니까. ▲내년 봄에 전세계에 거주하는 한민족 과학기술인들을 모아 한민족과학기술자대회를 열려고 합니다. 이 행사를 통해 한국이 지향하는 과학기술방향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중심에 서서 기여할 수 있는가, 해외에서는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 지를 논의하려 합니다. 기존에 열렸던 학술회의 성격을 시대 변화에 맞게 바꾸자는 것이죠. 자기 전공이 아니고 자기이슈를 갖고 이야기 할 겁니다. -지역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지역 혁신을 위해서는 먼저 기획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지역혁신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산업을 일으킬 것인가를 결정하고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하는 데 이는 지역에 뿌리내린 우리 과학기술 브레인들이 제 몫을 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과총 산하의 지역연합회에는 대학교수ㆍ연구원ㆍ기업인들이 멤버인데 지난해 출범했기 때문에 아직 미약한 점이 있습니다. 정부에서 이들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발전을 위해 시급한 것이 있다면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은 국가경쟁력이 과학경쟁력과 동의어인 시대입니다. 모방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독자적인 창의성이 필요해졌습니다. 대학의 우수 인력이 기업에 공급되고 R&D를 통해 기업이 이익을 얻음으로써 다시 인력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정리=최수문기자 chsm@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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