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직물 직조업체인 웰크론 그룹의 직원들은 지난 2000년부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개최된 '2012 중소기업 기 살리기 대회'에도 330명의 임직원이 참가해 남자 직원은 10km, 여자 직원은 5km를 완주했다.
웰크론은 매년 3월과 6월에는 각각 산악행군과 30km 야간 행군도 하고 있다. 서로 계열사와 근무처가 달라 보기 힘들었던 직원들이 오랜만에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훈련이나 운동을 통해 하나 되는 풍경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다.
지난달 대회에 직원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서 10km를 뛴 이영규 대표이사는 "이전보다 조직원끼리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보다 상당하다"며 "앞으로도 전 직원들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침구업계 1위의 중견 기업인 이브자리도 매해 마라톤 대회만 4차례나 참여한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20년 전부터 마라톤에 심취한 고춘홍 대표의 영향"이라며 "처음엔 수동적이던 직원들도 이제는 '이브런'이라는 자체 동호회까지 만들어 토요일마다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무용품을 만드는 모나미의 기업 문화는 좀 더 혹독하다. 모나미의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민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매년 4월 하프마라톤을 한 뒤 지난해 자신의 기록에 못 미친 직원은 반드시 한 번 더 뛰어야 한다"며 "건강뿐 아니라 직원의 도전정신과 목표달성 의식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화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보편화돼 있는 이유에 대해 박수정 취업 컨설턴트는 "치열한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생존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이 차별화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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