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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다스워스 IMF서울사무소장

존 다즈워스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사진)은 19일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즈워스 사무소장은 IMF체제 1년을 맞아 이날 본지와의 특별인터뷰에서 구조조정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며 5대그룹이 경영의 투명성 제고 시장원칙 중시 소액주주의 권익 보호 등의 큰 원칙을 제대로 지켜나가야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지 1년이 지났다.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간단하게 평가한다면. ▲지난 1년은 한국에게 가장 어렵고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한국경제는 어려움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진전과 발전을 이루어냈다. IMF의 개혁프로그램과 이를 뒷받침한 개혁의지 덕분이다.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위기 극복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일찌기 경험하지 못했던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금융구조조정을 어떻게 보나. ▲금융개혁의 길은 멀다. 여전히 출발선에 서있다. 은행권 구조조정에는 두가지 숙제가 있다. 하나는 자기자본개선 같은 외형적 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과 사고방식 등의 내부 개혁이다. 이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진정한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둘 다 어렵다. 특히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관행을 바꾸기란 쉽지 않고 아직도 미흡한 상황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비은행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경우 생명보험과 리스부문에서는 진전이 있었다. 투신사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보험사나 리스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제2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는 첫번째 단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는 것 뿐이지 전체 일정이 끝났다는 얘기는 아니다.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첫단계로 투신사의 현재 상황(REAL POSITION)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금감위는 현재 투신사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중이다. 다음 단계로 건전 규제가 따라야 한다고 본다. -재벌개혁에 대한 견해는. 특히 5대그룹의 구조조정 진행상황과 빅딜을 어떻게 보는지. ▲기업구조조정은 전체 기업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문제다. 빅딜은 이중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구조조정의 핵심은 은행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해 기업 부채를 어떻게 조절하는가의 문제이다. 64대그룹에 포함된 대부분의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원만하게 진행중이다. 다만 5대그룹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미흡하다. -그렇다면 5대그룹의 구조조정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또 구조조정후 5대그룹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보는지. ▲「변하지 않고 있는 5대그룹(UNCHANGED BIG 5)」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환경변화를 인식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시장 원리를 중시하며 소액주주의 권익을 중시하는 게 바람직한 모습이다. 또 내부거래가 중지되고 외국투자자에 대한 문호도 열려있어야 한다. 다만 재벌개혁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은 아니다. 이제 시작단계인 재벌개혁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5대재벌 전체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아닌가. 기업마다 사정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기업환경이 같고 구조조정의 틀과 원칙도 동일하다. 때문에 5대그룹에 대한 기업구조조정도 모두에게 똑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기업마다 성격과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원칙을 깰 경우 정치적 판단이라는 오해를 살 소지도 있다. -이번 4·4분기 정책협의결과가 당초 일정보다 늦게 발표됐다. 재벌문제를 놓고 한국정부와 견해차 때문이었다는 해석이 많은데. ▲기술적인 문제였을 뿐 다른 의미는 없었다. -제일, 서울은행의 매각시한이 내년 1월말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외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은행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해외 매각가능성은 어느 정도이며 매각방식은 어떤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매각이다. IMF로서는 유연하게 대처했을 뿐이다. 두 은행의 해외매각에 대한 한국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본다. 초기에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으나 지금은 매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두 은행의 해외매각은 한국에 대한 신인도를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매각가능성과 매각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해외투자가가 나설 경우 이전처럼 외국인이 단순한 주주로 존재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다. 정부는 약 110조원이라고 추정한 반면 일부 연구기관과 외국 투자가들은 200조~300조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혼란스럽고 무의미한 논쟁이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한국정부의 견해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공적자금 투입이 완료되지도 않았다. 돈이 더 필요하면 나중에 더 마련하면 된다. 필요한 만큼 적절하게 공적자금을 구조조정에 투입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무의미한 토론보다는 은행이 공적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들이 얻는 실익이 어떤 것인지를 더 중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구조조정과정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고실업의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실업에 대해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실업을 겪고 있는데 실업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직 미흡하지만 그래도 아무런 대책이 없던 초기보다는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 내년 연말 정도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문제다. 한국에서 실직은 사회로부터 퇴출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근로자가 한 직장을 떠나면 다른 직장을 얻을 수 있는 재배치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이 자원의 재배치 기능을 가지려면 지금보다 유연한 시스템과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이세정·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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