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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에 듣는다] <1> 김문수 경기도지사

■ 창간기획<br>"지금 상태론 누가 대통령 돼도 국민 지지 못받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청산대전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에서 마을주민들의 축하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연천=이호재기자

김문수(오른쪽 세 번째) 경기도지사가 연천군 한센인마을 청산대전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에서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연천=이호재기자

임세원 기자

[대선주자에 듣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 창간기획"지금 상태론 누가 대통령 돼도 국민 지지 못받아" 수원ㆍ연천ㆍ의정부=임세원기자why@sed.co.kr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청산대전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에서 마을주민들의 축하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연천=이호재기자 김문수(오른쪽 세 번째) 경기도지사가 연천군 한센인마을 청산대전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에서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연천=이호재기자 임세원 기자 “누가 대통령 되어도 국민 지지 받지 못할 것” “한나라당 친박 찬송가만…박근혜 세종시 원안 고수 미래에 결판 날 것” (편집자주) 이번 여름을 넘기고 추석연휴가 지나면 정치권에는 본격적으로 대선의 계절이 도래할 것이다. 최근 서울경제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살림살이를 펴주고 복지를 늘리며, 국민화합을 이룰 차기 대통령을 바라고 있다. 지금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들 가운데 누가 이 같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까. 서울경제신문은 대선주자들과의 동행 인터뷰에서 해답을 찾는다. 첫 번째 순서는 이번 설문의 호감도 부문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69.1%)에 이어 48.4%의 높은 점수로 2위를 차지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이다. # 장맛비 속을 달려도 여의도는 모른다. 김 지사와 만난 날에는 7월 막바지 장맛비가 쏟아졌다. 오전7시 수원도청에서 연천으로 가는 버스에 나란히 앉은 채 인터뷰는 시작됐다. ‘춘향이 발언’ 직후라 경기도청 공무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태연했다. 춘향이 발언을 포함해 한 시간 반 동안 쏟아낸 모든 질문에 그는 거침없이 답변했다. 그가 차에 타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구제역 매몰지를 점검한다며 즉석에서 돼지농가 방문일정을 지시한 것이다. 오전7시부터 자정시까지 경기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게 그의 도정이다. 현장에서 그가 보는 한나라당의 복지론은 어떤지부터 물었다. 두루 알려져 있듯 그는 나이 서른여섯이던 지난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형을 언도 받고 ‘먹방’에 갇혔던 골수 운동권이었다. -한나라당이 왼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데 우왕좌왕한다. 여당이면 일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국가를 위해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우파 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라는 말인가. ▦세상에는 좌와 우가 있다. 북한은 좌고 우리는 우다. 자유민주주의가 우라고 보면 개인과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정부는 규칙을 제정, 관리하는 거다. 북한은 등록금도 전액 무료, 밥도 배급하니 무료, 보육도 무료다. 집도 수령님이 나눠주고 땅도 나눠준다. 세금은 없다. 100% 무상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행복한가. 밥도 못 먹고 있다. 왜?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경쟁이 없으니 모든 인간이 수동화됐다. 그런 극단적 상황을 바로 위에 두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보지 않는다. -한나라당을 보면 북한이 떠오른다는 얘기인가. ▦논리가 그렇다는 거다. 세금은 안 내면서 복지한다는 논리로 따지면 최고의 정치인은 김정일ㆍ김일성이지.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인터넷에서는 ‘이 극우 수구 꼴통아, 어떻게 대한민국을 북한과 비교하냐’고 한다. 그러면서 꼭 스웨덴 이야기를 한다. 스웨덴하고 우리하고 같나. 북한이 우리하고 민족성향ㆍ자원ㆍ영토가 다 같지. # 지나칠 정도로 소탈한 성격 그는 도지사로서 예우를 바라지 않는 소탈한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칠 정도로 주변을 의식하지 않았다.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은 이야기”라는 말로 구설에 오르는 등 요즘 사람에게 그는 발언으로 좌충우돌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감옥에서 부인 설란영씨에게 쓴 편지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모든 세속적 장애로부터 훨훨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지, 하기는 제가 뭐 그런 것들에 별로 얽매여본 적도 없는데 마음의 짐으로 느껴지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일까요?’라고 썼다. 왜 그렇게 거친 모습만 드러내는 걸까. -젊은 시절 편지에서는 부드러운 남편이고 아빠였는데 요즘은 말 때문에 자주 구설에 올랐다. 현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만이다. ▦요즘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생겨 더 그런 것 같다. 퀄리티페이퍼는 함부로 기사를 잘 안 쓰는데. -부인은 뭐라고 하시나. ▦집사람은 남편에 대해서 비판적이지. 우리집 제1야당이다. 말 조심하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그러면 뭐라고 답하나. ▦‘네 알겠습니다.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한다. -나쁜 의도가 없다고 내용을 봐달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표현도 중요한데. ▦조심해야지. 옛날에는 내 말이 보도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보도가 된다. 내 위치 자체가 지난해 다르고 올해 다르다. 내년과 올해 또 다르겠지. 거기 맞춰서 상당히 더 개선해야 하는데. -지난해와 올해가 어떻게 다른가. ▦지난해는 지방선거를 할 때니 대권주자보다는 도지사로서 봤다. 지금은 재선 도지사가 돼 갖고 대선이 다가오니 상대방도 내가 뭘 잘못하나 본다. # 경인운하 공사현장 세세히 설명 그는 기자와 이야기하다 느닷없이 창밖에 펼쳐진 경인운하 공사현장을 세세하게 설명하곤 했다. -현장을 중시하는데 대선주자들은 현장을 안다고 보나. ▦나름대로 단편적인 현장은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하는 (행정) 업 자체는 경기도 전체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은 여의도를 현장으로 안다. 그거는 아니지. 좀 전체성이 약하다. 정치하는 사람은 투표할 때 반짝한 것만 한다. 정치인들은 카메라 불빛인 줄 알고 번갯불에도 웃는다고 하지 않나. -도지사로서 현장에서 끊임없이 활동하는데 언론들은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만 조명하니 아쉽겠다. ▦신문에서는 오늘 비 온다고 잠수교 잠기는 게 최대 뉴스다. 그게 무슨 최대 뉴스인가. 우리는 경기도에서 다 죽는데 왜 보도하지 않나. 서울에 있는 기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균형발전을 말하면서 자기는 지방에 가지 않는다. 관료ㆍ국회의원도 자기들은 지방에 가지 않고 자식들은 외국에 보낸다. 이게 뭔가. 허위의식이다. 진실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나는 그렇게 안 한다. 나도 시골사람이지만 도시 사는 사람은 도시에 매력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지방의 매력을 더 높이고 부족한 게 뭔지 찾아서 서울과 같이 높여야지. 정부청사를 세종시에 가져간다고 균형발전이 되나. 지방에서 세금을 걷을 수 있게 해야지. # “세종시의 발단은 포퓰리즘” 세종시에서 그는 박근혜 전 대표와 부딪친다. 박 전 대표는 고향인 대구에서 가장 강한 지지를 얻고 있지만 김 지사 역시 경북 영천의 몰락한 양반가문 출신이다. 지금도 제사 때는 고향을 찾는다. -박근혜 전 대표는 왜 세종시를 원안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까 ▦글쎄 나는 이해가 안 간다. 미래에 결판이 나겠지. 세종시의 발단은 포퓰리즘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서 충청표 얻으려고 한 것이다. 최전방이나 평창 같은 데야말로 균형발전이 필요한 곳인데 왜 그런 곳으로 옮기지 않나. -복지 포퓰리즘 비판이나 세종시 원안 반대는 당내 친이명박계의 생각과 비슷한데. ▦친이계가 있나. 어디에 있다고 하나. 한나라당 전당대회장에 가도 친이는 없던데. 친박은 있는 거 같다. 너무 강해서 탈이지. 전부 박근혜 찬송가만 부르고 친이 찬송가는 없던데. 찬송가가 1절은 없고 2절만 있더라. -고향은 같은 경북대구인데 거기서는 박 전 대표만 인기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향 덕 못 보지 않나. 나야 뭐 그거에 비하면…. -대선주자들이 보통은 지역을 기반으로 중앙으로 나가는데 경북 출신이면서 경기도에 나가니 어떤가. ▦경기도하고 서울인천에서는 지지가 있다. 나머지는 없다. 서울 사람은 우리와 생활권이 같은데 경기도에 와보면 달라지니까, 그 사람들이 ‘그나마 좋아진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본인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정직하고 근면ㆍ성실, 뭐 이런 게 아니겠나. 나머지는 뭐. ## 도지사냐 대권주자냐 고심 도지사로서 자신만만한 그지만 대선주자로서는 아직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다른 야당 주자에게도 뒤진다. 아픈 구석을 묻자 그는 공직에 몸담고 있다는 한계를 답답해 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은 박 전 대표가 압도적이고 그 외에 손학규ㆍ유시민ㆍ문재인ㆍ한명숙 다음부터 여권주자가 나올 정도로 지지도가 낮다. ▦인지도다.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ㆍ전당대회 효과) 플러스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다(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말하는 듯하다). 앞으로 조정될 것이다. -김 지사는 어떻게 조정될까. ▦나는 거의 조정되지 않는다. 10%는 돼야 의미 있지. 존재의미가 없다. -답답하지 않나. ▦도지사로서 나를 뽑아준 것이지. 대권후보는 다르지 않나. -법적으로는 지사직 하면서 경선 도전할 수 있지 않나. 중앙무대에서 본인을 보여줄 수도 있고. ▦미국 같으면 석 달 전부터 캠페인이 시작됐다.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모금하고. 그런데 우리의 경우 공직자는 선거운동도 못하게 한다. 우리나라 제도에서 미국 같은 이변은 없다. -국회의원과 도지사처럼 행정직이 대선주자로 뛸 경우 형평성에 어긋나나. ▦국회의원은 선거법 개정을 자기들에게만 유리하게 했다. -선거법을 공직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고쳐야 하나. ▦미국식 제도가 굉장히 선진적이다. 사회가 민주적으로 성숙하면 제도도 따라가야 한다. ##불행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 그는 불쑥 청나라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명나라)은 만주족보다 100배 이상 컸는데 만주족에게 276년간 지배당했다. 마찬가지다. 북한이 우리보다 경제력이 50배 적다. 우리가 이길 거라고 장담할 수 있나. 아니다. 저기는 반대하면 다 죽이는 정권이 50년간 계속하고 있다. 여기는 5년마다 정권이 바뀌지만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5개월 만에 쇠고기 촛불시위로 흔들려서 계속 갔다.” -그건 북쪽과 우리의 체제상 차이 아닌가. 우리가 그쪽처럼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5년 단임제에서 5년은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안 해준다. 대한민국 역사에 행복한 대통령이 있었나. 한 사람도 없다. 본인이 죽거나 검찰에 불려간다. 본인 아닌 아들만 잡혀가도 다행이다. -다음에 누가 되든 5년 내내 지지를 확고하게 받으려면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할까. ▦지지를 못 받는다. 지지를 받을 사람이 없다. 지금 이런 상태면 누가 대통령이 되도 불행하다. 그는 아무리 훌륭한 대통령이라도 수 많은 개인을 모두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불행한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와 만난 지 이주일 후 그는 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말한 마지노선인 1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불행한 현실에 뛰어들게 될까. 김문수 경기도지사 프로필 ▦경북 영천(60)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노동운동연합 지도위원 ▦한나라당 노동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장 ▦15ㆍ16ㆍ17대 국회의원(부천시 소사구) ▦재선 경기도지사 임세원기자 [대선주자에 듣는다] 기획연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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