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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여파 한국 투자 급증이 원高 부채질

■ 환율 1,100원 붕괴<br>주식 매수·역외 달러 매도속 은행도 매도공세 가담 불구<br>'필사적 방어' 움직임 없어<br>중동 불안·유가 상승 영향 "1,050원대까지 용인" 분석도

환율이 결국 중기 지지선이던 1,100원마저 내줬다. 1,100원을 지키기 위한 외환 당국의 흔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사투(死鬪)를 벌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위험자산을 쫓는 것도 그렇지만 발등에 떨어진 물가상승부터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에 무리한 개입은 나타나지 않았다. 31일 외환시장에서는 원화에 대해 강력한 배팅 드라이브를 거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전날에 이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고 역외까지 달러 매도에 가담하면서 개장과 동시에 3원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은행까지 가담했다. 물론 당국이 속도를 조절하려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다. 1,100원을 지키려는 노력의 흔적이라도 보이려는 듯 당국의 개입 물량이 소규모로 들어왔다. 하지만 '사수 작전'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개입은 지속적이지 못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들어오고, 특히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절상될 여지가 더 있다는 판단(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에 외국인의 움직임은 오후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결국 오후2시12분 환율은 1,099원30전까지 내려가면서 30개월 만에 1,100원을 내줬다. 심리적 지지선을 깬 환율은 급격하게 빠졌다. 11분 후에는 1,094원80전까지 수직 하락했다.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당국은 다시 한번 공기업을 통해 개입에 나섰고 환율은 금세1,100원 위로 튕겨 올랐다. 공기업에 환헤지 방식으로 달러를 사도록 하면서 환율은 다시 지지 받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역외의 달러 매도와 주식 매수, 은행의 매도 공세가 한데 맞물리자 당국도 조금씩 손을 놓기 시작했다. 유로화까지 달러화에 대한 강세 현상이 도드라졌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당국이 과거처럼 필사적으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눈치 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딜러는 "예전에는 환율이 빠르게 내려갈 때 당국이 구두 개입하곤 했다"며 "이번에는 그런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내림 곡선의 향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다. 한 외환 딜러는 최근 시장의 화두가 된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메들리글로벌어드바이너스(MGA)의 보고서를 언급했다. MGA는 지난 25일 "중동의 정정 불안으로 유가가 올라감에 따라 한국의 외환 당국이 원화 절상을 1,050원 언저리까지 용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한 축으로만 재단해 예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최근 수개월만 하더라도 내림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질 만하면 돌출변수가 생겨 방향을 바꾸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대도 예전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악재를 견디는 시장의 내성이 워낙 공고해진 탓이다. 무엇보다 당국이 얼마나 강력한 사수 의지를 보일지 의심쩍다. ▦미국 재무부가 2월 한국의 시장 개입을 강하게 비판한 마당에 ▦환율 방어에 총대를 멜 만한 당국자도 없고 ▦무엇보다 물가라는 정책적 측면을 감안하면 곡선을 우상향으로 변화시킬 힘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1,080원이 다음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유입 강도가 워낙 거세 1,050원대를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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