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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금융위기인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1


초보운전의 특징은 급출발·급가속·급정거다. 몸집은 세계 2등이지만 경력은 초보인 자본시장의 초보운전자 중국이 급정거하는 바람에 사고를 쳤다. 주가가 한 달 만에 40%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자 중국 금융위기설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수급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제다. 과거 두자릿수 성장에서 '7% 중속 성장'으로 변하는 중국의 하드랜딩을 걱정하지만 이는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후기 공업화 단계 국가의 특징이다. 구조조정으로 경제의 중심이 전통산업에서 첨단산업과 서비스업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전 세계 국가 중에서 7% 성장한 나라가 있는가.

레버리지 커지자 갑자기 금지한 탓

오히려 중국 경제는 구조조정으로 신산업이 고성장하고 있다. 5월 인터넷쇼핑은 39% 증가했고 신에너지 자동차는 2.8배, 로봇 생산량은 1.3배가 늘었다. 시중자금 경색이나 단기자금 부족에 따른 콜금리의 급변동도 없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났거나 하면 외환시장이 요동쳐야 한다. 그러나 외환시장은 조용하다. 3조8,0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한 나라에서 외환위기는 없다. 주식시장만 난리고 변동성이 크다. 이는 '주식시장 내의 집안일'이라는 뜻이다.



이번 증시 급락은 레버리지를 잘못 다룬 정책실패에 따른 개인들의 '깡통계좌 출현'이 본질이다. 증시는 실물의 그림자다. 해의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것을 두고 "해가 반쪽이 났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급락한 중국 증시의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증시 투자가자 100만원 가지고 900만원을 빌려 1,000만원으로 투자해 1,000만원을 벌었고 1,000만원 중 이자 90만원을 내고 남은 910만원을 다시 레버리지를 걸어 9,100만원으로 만들었다. 정부가 이런 고레버리지를 금지하자 주가가 10% 하락했고 단박에 9,100만원이 모두 날아가 100만원의 원금마저 깡통이 된 것이 이번 중국 증시 급락의 전모다. 이런 고레버리지 대여사업에 중국 사채업자 10만명이 뛰어들어 불을 붙였고 증권사와 핀테크 회사들이 수수료 먹는 재미에 플랫폼을 제공해 사채업자들의 돈놀이와 330만명에 달하는 개미들의 레버리지 잔치에 판을 깔아줬다. 감독 당국은 이런 일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았다가 규모가 커지가 갑자기 금지했다. 그러자 매도가 매도를 부르고 결국 정상적인 1대1 레버리지까지 영향을 줘 매물 홍수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이를 악용한 선물회사들의 공매도가 가세했다.

中 특성상 정부에 맞설 장사 없어

이번 중국 증시 급락은 첫째 레버리지 축소 때문이다. 장외신용→ 장내신용→기업신용의 3단계 레버리지 폭탄이 단계적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둘째 투자심리다. 1억명의 주식 투자자, 거래대금의 85%가 개인인 중국 증시의 특성상 군중심리와 양떼 효과가 심각하다. 지수 2000~5000선까지 가면서 투자규모를 계속 늘렸기 때문에 주가하락에 따른 충격이 컸다.

중국 재정부·중앙은행·연기금·감독원이 모두 나서 수급대책을 세웠다. 연기금은 순매수만 하고 증권금융을 통해 중앙은행이 무제한 자금공급을 발표했다. 공급은 막고 떨어지는 칼날은 정부가 받겠다는 것이다. 수급 때문에 무너진 중국 증시를 중국 정부가 일으켜 세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중국의 특성상 정부에 맞설 장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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