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들, 현대좋으라고 자꾸 민노당 찍는 거라예. 어디 여기 현대 다니는 사람들밖에 없심니꺼." 10.26 재선거를 닷새 앞둔 울산 북구,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순자(여ㆍ59)씨는 이같이 푸념했다. 박 씨는 "외지 사람들 좋으라꼬 자꾸 민노당 찍을거 없다. 한나라당이 돼야 그래도 이 동네가 힘을 쓴다 아입니까"라고 덧붙였다. 울산 북구 지역 재선거는 민주노동당의 아성에 한나라당이 도전하는 양상이다. 현대차 직원 거주지가 밀집한 중구 일부 지역과 옛 경남 울주군 일부가 통합돼 서로 다른 두 표심이 자리한다. 최근 한나라당은 거대 야당일 뿐 아니라 울산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인만큼 울산 지역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 곧 여당과 같다는 점을 집중 홍보, 바닥 표심을 훑고 있다. 수성에 나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결집력도 만만찮다. 정갑득 민노당 후보 지지자인 회사원 정동환(30)씨는 "한나라당 후보는 인물도 안 되는데 16대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현대차 가족'이 점점 늘어나고 지역도 신도시처럼 발전하는 마당이어서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역에 따르면 대략 7만여명의 유권자 중 3만여명이 현대차 노조원 또는 그 가족일 정도로 이 지역구는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이런 공방을 반영하듯 각종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측도 이를 인정한다. 때문에 윤 후보와 정 후보는 지지층의 표를 기반으로 도로 개발, 오토밸리 건설 등 현안 사업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정당 후보의 인지도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편이다. "도농 복합지역이고 토착민과 '외지인'(현대 사원들)의 알력이 여전한 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울주 중심으로 토착민들은 한나라당에 우호적이고 현대 관련 유권자들은 민노당을 선호하는게 사실이죠. 양쪽 표 숫자는 비슷해요. 결국 부동표 잡는 측이 이기는 겁니다." 윤두환 한나라당 후보 진영의 이상직 선거사무장의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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