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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럽 역사 바꾼 6가지 신대륙 식물

■ 씨앗혁명(시카이 노부오 지음, 형설라이프 펴냄)


4번에 걸친 항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시아에 도착하지 못한 콜럼버스는 결국 실의에 빠져 55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하지만 그의 최대 업적은 양 대륙을 잇는 항로를 개척하고 교류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 있다.

일본 식품업체 사장을 지낸 저자는 특히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6가지 식물, 감자ㆍ고무ㆍ카카오(초콜릿)ㆍ고추ㆍ담배ㆍ옥수수 등에 주목한다.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동물은 칠면조 정도임을 감안하면, 유럽 문명에 신대륙 원산의 식물들이 끼친 큰 영향을 빼놓기는 어렵다.

이 중 감자ㆍ고구마ㆍ옥수수, 이 세 가지 식물은 면적당 에너지 수확량이 커 유사 이래 끊임없이 시달려 온 기아의 공포에서 유럽 사람들을 해방시켰다. 특히 감자는 유럽의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그 결과 국력이 신장돼 이 후 기독교 문명을 통한 세계 지배의 원동력이 된다. 또 가축을 사육하는 데 있어 중요하고 필요 불가결한 사료로서 구미의 식육문화 발전과 식생활에 크게 기여한 옥수수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ㆍ담배 등 기호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윤활유 기능을 하고 있고, 자동차ㆍ비행기의 타이어나 전기제품 절연재료로 쓰이는 고무 없이는 현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밖에도 고추ㆍ호박ㆍ토마토ㆍ까치콩ㆍ땅콩ㆍ해바라기ㆍ파인애플 등은 영양분이 많아 맛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식탁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일본에서는 1872년 육식을 허용하는 조치가 취해지고, 675년 '살생금지령' 이래 1,200여년 만에 육식문화가 부활했다"며 "19세기 이후 정착된 유럽의 육식문화가 신대륙에서 온 감자와 옥수수 덕분이었다는 점에 주목해 역사적으로 탐구한 성과가 이 책"이라고 밝혔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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