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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日 퇴직인력 활용해야
입력2005-12-19 16:33:39
수정
2005.12.19 16:33:39
일본 정보기술(IT) 기업의 퇴직자를 국내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
IT 강국을 부르짖는 마당에 생뚱맞은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부품 및 원천기술 사정을 들여다봐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해 IT 부품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48억달러. 우리나라 전체 대일 부품 무역적자(86억달러)의 56%에 달한다. 인터넷 인프라, 휴대폰 보급률을 기준으로 세계 IT 최강국으로 대접받는 한국이 왜 ‘부품 및 원천기술’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IT 부품 및 원천기술 전문가는 당장 필요하지만 이런 사람을 키우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해법이 바로 해외인력, 특히 이웃 일본 IT 기업의 퇴직임원 활용이다. 이는 다른 산업의 발전과정에서도 충분히 입증된 탓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영국인 ‘조지 텀블’에게 신세를 졌다. 고(故)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 자동차회사 BLMC의 부사장을 지내다 경영권 다툼으로 물러났던 조지 텀블을 영입하면서 “그가 승리자가 아니라 패배자였던 게 더 큰 매력이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그는 “패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패배를 만회하려고 노력하고 그 집념은 남다른 추진력으로 이어진다”고도 설명했다. 현대차는 조지 텀블의 기술지도 아래 지난 74년 첫 국산 승용차 ‘포니’를 개발해냈다.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건설된 포항제철(POSCO)도 일본인 전문가들의 기술전수가 큰 힘이 됐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지난 94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던 배경에 한 일본인 고문의 보고서가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동차ㆍ철강에 이어 최첨단 IT 분야에서도 일본 기술인력의 노하우를 활용할 때가 됐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일본 IT 기업의 퇴직인력은 훌륭한 도우미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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