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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천국' 중국 선전시 화창베이 가보니

"갤노트4가 단돈 12만원… 즉석에서 만들어드려요"

전자상가내 1만여개 매장서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등 정품·가짜제품 함께 팔아

업체간 경쟁에 품질 좋아져 유심칩 끼우니 통화도 척척

연간 2억대 가량 팔려나가

세계 최대 전자상가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창베이 거리에 위치한 전자상가를 찾은 고객이 상점 직원과 얘기하고 있다. 이 건물에 자리 잡은 1만여개 매장에서는 정품과 가짜 제품을 함께 판다. /사진=이현호기자

"갤럭시노트4 1,200위안(약 21만4,000원), 아이폰6플러스 1,500위안(약 26만7,000원)이라고 말하지만 흥정만 잘하면 절반에도 살 수 있어요. 삼성전자 아티브9, 애플 맥북에어 등 다른 전자제품도 엄청 쌉니다. 물론 짝퉁이지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곳(화창베이)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난 12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만난 매장 직원들의 말이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도매상가인 화창베이에는 거리를 따라 늘어선 10만여개 매장에서 정품과 가짜 상품(짝퉁)을 함께 놓고 판다. 이곳에는 진짜 같은 가짜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 등이 뒤엉켜 시끄럽다. 화창베이는 '짝퉁 성지'로 통한다. '산자이폰(짝퉁폰)'은 물론 즉석 휴대폰 제조까지 가능하다.

휴대폰 즉석 제조 매장에서 일하는 진샤우춘씨는 "화창베이가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라 품질도 엄청난 수준으로 개선됐다"며 "기존 업체와 새로 생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품질이 떨어지는 휴대폰은 시장에 발도 내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 일하는 쑨샤오위씨는 "없는 것 빼고 다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이곳에서) 베낄 수 없는 것은 없고 원하면 휴대폰도 즉석에서 만들어준다"고 자랑했다.

이 거리에서 가장 큰 전자상가. 1층으로 들어섰더니 1~2평 남짓한 크기의 수많은 점포에서 휴대폰과 컴퓨터, 카메라, 소형 전자기기 등을 팔고 있었다. 진열대를 지날 때마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점원들이 "삼성전자 아티브9" "애플 맥북에어"를 외친다. 손님은 여행객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다는 것이 현지 상인들의 말이다.

4층은 휴대폰 전문매장. 중국이지만 낯설지 않다. 대부분 삼성전자와 애플 로고를 달아놓았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 앞 목 좋은 매장 앞줄에는 갤럭시노트4·갤럭시노트엣지와 아이폰6·아이폰플러스가 놓여 있고, 그 주변에 중국 화웨이의 '어센드 MATE7', 샤오미의 '미5', 대만의 HTC 'One(M8)' 등 최신 스마트폰이 빼곡히 놓여 있다.



겉보기는 정품 같지만 가격을 보면 짝퉁이다. 갤럭시노트4·아이폰6플러스 등 100만원 안팎인 상품을 20만대에 팔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외형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가죽을 연상시키는 뒷면 커버와 금속 테두리로 된 갤럭시노트4는 '진짜'라고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상인에게 물으니 "가짜"라고 답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로밍된 유심칩을 빼서 끼웠다. 예상 외로 전화통화까지 잘 됐다.

직원과 흥정하자 "700위안"을 말한다. 90만대에 살 수 있는 갤럭시노트4가 단돈 12만5,000원인 셈이다. 다른 매장 직원인 왕타오씨는 "말만 잘하면 500위안가량에 갤럭시노트4를 살 수 있다"며 "아이폰6도 운영체제가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6도 홈 버튼 부분의 사각형 네모 표시가 다소 작은 느낌이 들었을 뿐 거의 완벽해 보였다.

최근 화창베이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모방한 짝퉁 태블릿PC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실제로 매장 한쪽에 스마트패드 제품을 올려놓은 점포들이 많이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창베이에서 유통되는 짝퉁폰이 연간 2억대가량"이라며 "중국이 '짝퉁폰 생산 1번지'라는 오명을 안고 있지만 이 같은 제조환경을 기반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으로 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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