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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외환 다변화 어쩌나…"

달러화 대체할 통화 마땅찮고 金 확충론도 부정적 견해 많아<br>버냉키 원화발언에 고민 더해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다변화에 대해 '장고'에 들어갔다. 최근 달러화 약세로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원화 절상 언급으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외환보유액 다변화는 국제금융질서와 밀접하게 연관된 관계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다 달러화 대체 통화도 만만찮고 일각의 금 확충론에 대해서도 걸림돌이 많아 당장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게 한은 안팎의 진단이다. ◇'BOK 쇼크'가 엊그제였는데=금융전문가 등 한은 안팎에서는 외환보유액 다변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달러 약세를 틈타 보유 달러를 급격하게 줄이면 자칫 국제금융시장의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염려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2005년 2월에 발생한 'BOK 쇼크'와 무관치 않다. 한은은 당시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달러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투자 대상 통화를 다변화하겠다'는 한줄짜리 국회 업무보고서를 냈다. 국제금융시장은 이를 한은의 달러 매도로 받아들였고 일본과 중국의 중앙은행도 함께 달러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달러화 투매로 번져 결국 달러화는 주요통화에 대해 곤두박질쳤다. 한은이 즉시 통화다변화를 꾀할 의사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태는 진정됐지만 여전히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관찰 대상이다. ◇달러화 대체 통화 마땅치 않아=달러가 흔들리고 있지만 달러화를 대체할 만한 통화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한은의 운신 폭을 제한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 구성은 달러화 자산이 64.5%를 차지하고 있고 유로화 등 기타통화가 나머지를 이루고 있다. 우선 기타 통화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유로화도 불안정성이 만만찮다는 게 한은 안팎의 진단이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보듯 비상사태시 탈퇴를 운운하는 국가가 나오는데다 스페인ㆍ독일ㆍ프랑스 등 각국의 경제상황이 다른데 발행은 유로화로만 이뤄지는 등 한계가 있어 무작정 비중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엔화는 일본의 펀더멘털과 노령화문제를 감안하면 취약하고, 중국의 위안화는 국제통화의 지위가 약하고 자국 금융시장도 발달되지 못해 달러 대체 통화로는 부족하다고 지적된다. ◇금 확충론에는 여전히 부정적=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보유 확충론'에 대해서도 한은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높다.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14.4톤으로 세계 중앙은행 중 56위다. 외환보유액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부가 기준으로 0.03%이고 시세 기준으로는 0.2%다. 외환보유액이 높은 중국(1.9%), 일본(2.3%), 러시아(4.3%), 대만(3.9%), 인도(4.0%)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금 보유량이 0.2%라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며 "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외화자산 다변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으로 금값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다 금 자체가 채권처럼 이자가 붙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며 유동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선물시장에서 금을 매입하기는 곤란하다"며 "금 보유 확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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