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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로 일군 도전·개척 60년] <2> 성장과 혁신으로 21세기 맞는다

88년 31개 계열사를 26개 사업문화단위로 재편…자율경영 체제 본격 도입<br>금성반도체로 첨단산업 도전 '1메가롬' 개발…석유화학 수직계열화 성공 글로벌사 발돋움


“경영혁신은 끊임없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하는 종착역 없는 여정이다.”(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지난 80년대 10년에 걸쳐 그룹의 발전 기반을 닦은 구 명예회장은 남들보다 한발 빨리 21세기를 향한 준비에 들어갔다. 84년 그룹의 이름을 럭키금성으로 바꾼 후 87년 지하 4층, 지상 34층의 여의도 트윈타워를 완공한다. 여의도 시대를 맞으며 럭키그룹은 전기ㆍ전자산업 분야의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F-88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21세기를 위한 경영구상에 돌입한다. 럭키그룹의 21세기 경영구상의 핵심은 자율경영과 고객가치경영, 인간존중의 경영으로 요약된다. 88년 선포된 자율경영은 독립된 계열사의 사업을 사업문화단위(CU)로 재편했다. 31개 계열사를 26개 CU로 재편해 각 CU장에 사업을 맡기는 것. 당시 구 명예회장의 조직 재편에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친족간에 얽혀 있는 럭키에서 전문경영인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겠냐”는 것. 하지만 자율경영 이후 첫 인사에서 구 명예회장은 “친족이라고 특혜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경쟁해 똑같은 조건에서 본인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받아야 승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명예회장은 자율경영을 골프에 비교한다. “코스를 설계하는 것은 나지만 플레이하는 것은 사장이다. 나는 OB(장외)만 나지 않게 하면 된다”고 말한다. 21세기 경영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첨단산업의 진출과 글로벌화. 첨단산업 진출을 위한 첫발은 금성반도체 설립. 79년 대한반도체를 인수로 시작된 LG의 반도체 사업은 85년 미국ㆍ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1메가롬(ROM) 개발에 성공한다. 글로벌화의 토대도 마련한다. 82년 10월7일 금성사는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컬러TV 공장을 준공한다. 헌츠빌 공장 설립의 배경에는 선진국 장벽을 뚫고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A프로젝트가 있었다. 구 명예회장이 럭키금성그룹을 맡은 지 20년이 되는 90년. 플라스틱 빗으로 시작한 석유화학사업은 수직계열화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90년 폴리에텔렌(PE), 염화비닐수지(VCM), 스틸렌모노머(SM) 등 3개 공장과 열병합발전소를 완공한 데 이어 91년에는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인 나프타분해공장(NCC)를 준공했다. 여천공장 총무팀은 연일 벌어지는 준공식 행사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NCC에는 우여곡절이 많다. 당초 NCC가 계획된 것은 78년. 하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제2차 에너지 파동으로 83년 공장 건설이 백지화되는 시련을 겪었다. 10년을 잠자던 NCC 프로젝트는 87년 재인가를 받고 91년 8월 빛을 보게 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눈길을 돌렸다. 말레이시아에 플라스틱 가공공장인 럭키팜코와 지방알코올 생산공장인 헨켈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태국ㆍ인도네시아ㆍ헝가리ㆍ파키스탄ㆍ중국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로 발돋움했다. 수직계열화를 위한 계열사 정비도 마무리했다. 91년 럭키를 중심으로 럭키소재ㆍ럭키제약을 합병하는 동시에 실트론과 금성통신의 세라믹 사업을 인수하며 신소재 사업으로 진출기반도 마련했다. 석유화학사업의 근간이기도 한 에너지 사업도 급성장했다. 91년부터 중질유분해시설(RFCC) 등 첨단 정유공장을 설립하고 폴리프로필렌ㆍ방향족 등 석유화학 원료사업에도 진출한다. 이러한 시설확장과 사업 다각화로 호남정유는 91년 정유업계 최초로 수출 5억달러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이 수직계열화되기 1년 전인 89년은 LG 60년 가운데 가장 뼈아픈 시련을 겪은 해다. 그해 1월 금성사 창원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89년 한해에만 3,882억원의 매출손실과 808억원의 경상이익을 날려버렸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헌조 사장(전 LG전자 회장)은 노경화합문화를 만들며 금성사를 노사분규의 악몽에서 깨어나게 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창원ㆍ구미를 중심으로 공장을 확충하는 동시에 훗날 인수한 미국 제니스사와 협력해 첨단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인공지능 세탁기도 이때 개발된 제품. 글로벌화도 발 빠르게 진행됐다. 8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보름스시에 VCRㆍ컬러TV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영국 전자레인지 공장, 멕시코 TV 공장을 설립하고 동남아ㆍ중동 등으로 진출하며 21세기 경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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