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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살얼음판·과감한 베팅 어려워" 주가 급등락 아직은…

상한가 7개종목 불과… 하한가 종목은 하나도 없어

운용원칙 아직 못세운 기관 "당분간 보수적 접근"

"이참에 신용융자 줄이자" 리스크 관리 나서기도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 확대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을 밝은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17년 만에 기존 ±15%에서 ±30%로 확대된 첫날인 15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시장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바뀐 제도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당분간 시장을 좀 더 지켜보려는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변동성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신용융자 규모를 줄이는 등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까지 치솟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4개와 코스닥시장 3개 등 총 7개 종목에 불과했다. 반대로 하한가까지 급락한 종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이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일 평균 상한가(4.86개)와 하한가(1.36개) 종목 수와 비교하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해 일 평균 상한가(8.35개)와 하한가(1.97개) 종목 수와 비교해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이날 기존 가격제한폭 범위이던 전일 대비 15% 이상 오르거나 내린 종목 수 역시 유가증권시장 9개와 코스닥시장 14개에 그쳤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9개)과 코스닥시장(20개)의 상·하한가 기록 종목 수와 비교할 경우 같거나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7년간 유지돼온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나면서 기존 ±15%의 편차를 적극 활용해 수익을 내던 투자자들도 ±30%에서는 아무래도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향후 1~2개월간 투자자들이 새로운 제도에 대한 적응을 마칠 때까지는 눈치를 보면서 지켜보려는 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당장 이번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비롯해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수출 부진 등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여주는 대내외 악재들과 맞물려 투자자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가격제한폭 확대 영향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아직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준비를 미처 끝마치지 못한 점도 변동성 확대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의 기술적 손절매나 운용 원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아직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 기관들도 더욱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극심한 눈치 보기로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7,659억원으로 지난 12일(6조1,522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역시 3조8,514억원에서 3조3,0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가격제한폭 확대에도 상·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에서 가격 수준이 상한가나 하한가에 가까워지면 자석처럼 가격제한폭에 붙어버리는 일명 '자석 효과'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003450) 시장전략팀장은 "가격제한폭 확대로 그동안 시장을 왜곡해온 '자석 효과'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이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간 가운데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용융자 규모를 줄이는 등 손실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신용융자 비중이 높을 경우 주가 하락시 추가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양재지점장은 "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 중소형주나 신용융자 규모가 큰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평소 신용융자 규모를 줄이는 투자자들은 1~2명에 그쳤지만 이날은 15명이 넘을 정도로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닥 신용융자 금액은 12일에는 전날보다 123억원 줄어든 3조8,835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에도 부담을 느끼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기도 했다. 정명이 NH투자증권 목동WMC 차장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15% 이상 주가가 상승해도 부담감에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경계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통해 현금화하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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