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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경고등

물량 둔화 우려 커져… "3년째 경제 성장률 밑돌 것"

경기침체로 투자 수요 급감에 보호무역주의·환율전쟁 기승

"성장엔진 타이밍 벨트 끊어져"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세가 3년째 세계 경제 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무역 부진에 '시장의 파이'가 줄면서 보호무역주의와 환율전쟁이 더 기승을 부리고 생산성 둔화, 투자 급감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제의 조기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과거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앞으로 생산성과 생활수준 향상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기존의 4%에서 0.7%포인트 내린 데 이어 조만간 추가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3.3%다.

1985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무역 증가율이 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이 2012년부터 3년째 지속돼온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무역 증가율은 GDP 성장률의 2배에 이르렀다. 로버트 쿠프먼 WTO 수석연구원은 "무역량 둔화는 (자동차에 비유하면) 글로벌 성장 엔진의 타이밍 벨트가 끊어지거나 엔진 실린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무역 증가세 부진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로 국제 투자 수요가 급감한 게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상반기 154개 신흥국 가운데 97개국의 그린필드형(공장이나 사업장 건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감소했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과 같은 대형 무역협정 부족,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 등도 원인이다. 특히 신흥국 경기가 둔화되고 중국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글로벌 무역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7월과 8월 수입량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8.1%, 13.8% 급감했다. 미국의 올 1~7월 수출도 전년동기보다 5.6% 감소했다. 한국의 9월 수출은 14.7% 급감하며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은 올 하반기 세계 무역 규모가 반등하겠지만 올해 연간 기준으로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밀러 선임 자문위원은 "무역활동이 2007년에 고점을 찍었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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