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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성공] 열강들 견제 뚫고 세계 10번째로 '우주클럽' 가입

美·日, 발사체 기술 이전 거부로 러와 손잡고 실현<br>"발사대 설치·발사체 조립·통제기술등 습득 큰 성과"

나로호(KSLV-Ⅰ)가 25일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0번째로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우주클럽(Space Club)’에 가입하게 됐다. 나로호의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러나 나로호를 쏘아 올리는 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나로호의 핵심 역할을 하는 1단 액체연료 로켓은 러시아가 제작한 것이다. 정부는 나로호의 뒤를 이어 후속 발사체인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오는 2018년까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02년 8월 개발사업에 착수한 지 꼭 7년 만에 나로호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불가능한 계획만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주발사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우주기술 독립’을 이루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나로호 개발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주 강대국들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로호 개발ㆍ발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나 거부반응을 보인 적은 없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우리의 발사체 기술 개발은 탐탁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까지 180㎞ 이상의 사정거리를 갖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했다. 지난 1979년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부품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18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기 때문이다. 2001년 미사일 사정거리를 300㎞로 늘리는 한미 미사일 협정을 체결하면서 이 각서는 폐기됐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미사일 기술 개발은 20년 넘게 지체돼 중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에도 뒤처지는 원인이 됐다. 일본도 우리나라에 발사체 기술을 이전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때마다 준전시 상태에 돌입하는 일본의 처지를 감안하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미국과 일본이 발사체 기술 이전을 거부한 상황에서 우리가 발사체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남은 대안은 중국과 EUㆍ러시아였다. 프랑스 등 EU는 기술이전에 적극적이었지만 발사체가 너무 크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따라 엔진 기술이 뛰어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가 우리의 기술 협력국으로 선정됐다. 나로호를 쏘는 데 과거 냉전시절 적대국이었던 나라로부터 발사체의 핵심기술을 도움 받았다는 것은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우주기술협력에 적극적이었던 러시아도 기술 이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ㆍ러 간에 까다로운 조항의 기술보호협정을 맺은 것에 대해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우주개발 원천 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보는 러시아 군부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우주개발 전문가는 “기술보호협정 때문에 기술자 간 교류가 제한되면서 계약서상에는 없지만 나름대로 기대했던 발사체 설계 기술을 이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발사대 설치나 발사체 조립ㆍ시험ㆍ통제 기술을 습득한 것만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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