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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연예인X파일과 광고료
입력2005-02-02 19:04:18
수정
2005.02.02 19:04:18
최원정 기자 <국제부>
‘연예인 X파일’로 해당 연예인들은 물론 광고회사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건이 유출된 광고사는 모델료에 막대한 비용이 나가는 만큼 ‘광고주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료’라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연예인들의 명예훼손 여부를 떠나 톱스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광고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외국의 방송 광고에서는 유명 스타의 얼굴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TV 광고를 잠깐만 봐도 누가 가장 잘 나가는 연예인인지 단번에 순위를 매길 수 있다. 톱스타들은 등 주요 업종 광고마다 얼굴을 비치며 6~7개의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것이 다반사다. ‘가격거품을 없앴다’며 저가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회사들까지도 경쟁적으로 톱스타와 전속계약을 맺는 현실이다. 이 회사들이 모델에게 지불한 수억원대의 광고비는 자사 제품 18만개 매출에 맞먹는 규모이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톱스타는 한정돼 있는데 오라는 곳은 많으니 연예인들의 몸값이 뛰는 것은 당연하다. 경기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타들의 몸값만은 몇년 새 2~3배씩 뛰었다. 인근 아시아국가 광고회사 관계자들도 ‘한류스타’들의 모델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광고 계약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실을 놓고 참신한 아이디어 없이 스타에만 의지하려는 광고회사들만 비난받아야 할까.
한국 소비자들이 톱스타가 등장하는 광고에 유독 열광한다는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최근 한 다국적 화장품업체는 세계적으로 ‘단일 글로벌 모델’을 쓰는 광고전략을 수정해 한국에서는 한국인 스타를 쓰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연예인 광고를 좋아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몇 년 전 한 다국적 통신업계도 ‘빅 모델’을 쓰지 않는 본사 광고전략을 수정한 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결국 한국 소비자들이 스타들의 광고 몸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린 주범인 셈이다.
이제 한국 소비자들도 물건을 살 때마다 스타의 얼굴 한번 본 대가로 얼마를 더 지불하고 있는지 한번쯤 따져보는 ‘똑똑한’ 소비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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