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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와타나베 부인의 변덕…


1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시진핑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시진핑 팬클럽'회원이 무려 100만명에 달할 정도인데 후덕한 인상과 차분한 말씨 덕도 있지만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가 인기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지난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뒤 관료주의와 특권을 과감하게 파괴했고 자국산업과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샀다. 특히 2015년까지는 업종별로 글로벌 선두기업을 한두개씩은 만들어야겠다며 대기업 육성정책을 노골적으로 전개해 경제발전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에 힘입어 2월 수출이 전달보다 21.8% 증가하고 수입은 15.2%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크게 호전되는 등 중국 경제도 차츰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ㆍ아베 인기비결은 爲民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의 인기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최근 NHK 조사에 따르면 '아베 정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66%였다. 아베의 인기 상승은 '와타나베 부인'의 귀환에 힘입어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제로 금리를 활용해 해외투자에 나서는 앤캐리 자본을 상징하는 말로 이들의 귀환을 일본 경제 부활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본인의 정서다. 와타나베의 귀환은 아베의 엔저정책에 힘입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20% 넘게 떨어졌고 그 덕에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40%나 뛰고 부동산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이런 기류 속에 와타나베 부인들은 같은 기간 무려 11조4,000억원이나 해외자산과 결별하고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인기가 시들하다. 대통령 취임 직전 실시한 한국갤럽의 주간 정기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44%에 그쳤다. 이렇게 대통령의 초반지지율이 낮았던 적이 없다. 국민 앞에서 겸손할 줄 모르는 사람을 청와대 요직에 중용하고 비리 흔적이 덕지덕지한 이를 기어코 장관에 앉히려 고집하니 민심을 존중하는 대통령인지 국민이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상황은 나쁜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대로 원화가치 상승과 일본 엔화가치 하락이 지속된다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새 정부 눈치를 보느라 연간 투자계획조차 내놓지 못할 만큼 손발이 묶여 있는 기업들이 많다.

사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인 겁주기 분위기는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심지어 양승태 대법원장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 총수의 법정구속이 관행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굳이 설명까지 해줘도 기업인들이 안심을 못할 정도니 정상적인 상황은 분명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시진핑과 아베의 높은 인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박근혜 대통령의 시들한 인기가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대로 반등의 전기를 잡을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두 질문에 대한 해답은 국민을 위하는 일이 무엇임을 알고 겸손하게 실천하느냐,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은 명확하게 말할 수 있겠다.

기업ㆍ기업인 겁주기 도를 넘어

과거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은 왜 조국을 등졌고 또 지금은 왜 돌아오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와타나베의 변덕엔 애국심 부족 탓도 있겠지만 나라 살림을 망친 일본 정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 IMF 금융위기 시절 국민이 장롱 속 금까지 팔아 나라를 위기에서 건진 우리에겐 와타나베의 배신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나라 살림이 망가지는 걸 그저 보고만 있으라는 것도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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