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젤'의 두 샛별 이동훈·이은원<br>이동훈, 비보이 출신으로 화제<br>이은원은 3개월만에 주역 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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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하는 무용수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작품 1순위인 '지젤'에 발레계의 두 샛별이 떴다. 국립발레단의 이동훈(25) 씨와 이은원(20) 씨가 그 주인공. 이동훈은 남자 주인공 알브레히트 역을 맡아 김지영과 25일 저녁 공연에, 지젤 역인 이은원은 김현웅과 26일 낮 공연에 각각 출연한다.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서는 만큼 나만의 컬러로 표현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한국 발레의 위상을 관객들에게 유감 없이 보여줄 겁니다." 신예 무용수들의 각오가 다부지다.
비보이 출신이라는 특별한 이력으로 알려진 이동훈 씨는 200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후 석 달 만에 '호두까기 인형' 주역을 맡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 비보이에 빠져 살았지만 무용수로 살아가는 지금도 '발레리노 이동훈'이 아니라 '비보이에서 발레리노가 된 이동훈'으로 기억되는 건 좀 아쉬워요. 비보이와 발레리노는 춤을 출 때 사용하는 근육이 서로 달라 처음에 많이 힘들었고 특히 어릴 적부터 기본기가 다져진 친구들과 비교될 때는 속상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위험도 높은 동작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제게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
이은원 씨는 3개월만에 주역을 따낸 문자 그대로 '떠오르는 신예'다. 지난 해 7월 인턴 단원으로 입단해 9월 '라이몬다'에서 군무로 처음 국립발레단 무대에 섰고 12월 초 '백조의 호수'에서 솔리스트인 스페인 공주를 맡았으며 12월 말 '호두까기 인형'에서는 주인공 마리 역으로 데뷔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7살 때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발레가 하고 싶어 부모님을 졸랐어요. 10년 동안 발레만 보고 달려와 2007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조기 입학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발레가 재미없어지면서 슬럼프에 빠졌어요."
슬럼프에서 그를 구해낸 건 아이러니하게도 부상이었다. 2008년 12월 무릎 뼈 골절로 8개월간 쉬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유럽 배낭여행을 가고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는데 자신이 계속 할수 있는 것은 발레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부상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셈이다.
이번 공연의 매진 사례는 특히 신예 무용수들에게 더없는 영광이다. "부모님께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3주 전에 티켓을 사려고 했더니 다 팔리고 없다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의 관심에 부담이 되면서도 더 잘 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네요."(이동훈) "낮 공연이 매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알고 있는데 예상 외로 티켓이 모두 팔렸다니 신기하고 인정 받는 무대에 선다는 자부심도 커집니다."(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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