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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차 쇠고기 전쟁' 딜레마

캐나다측 요구 수용 어렵고 WTO 대외 협상은 불리<br>중간협의 적극 추진… 통상마찰 조율능력 시험대에<br>■ 加 '한국 규제' WTO 제소


캐나다가 자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 온 우리나라를 1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미국에 이어 '2차 쇠고기 전쟁'이 일어나게 됐다. 국내 사정이 캐나다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데 반해 WTO에서 벌일 대외협상은 우리측에 불리해 정부는 쇠고기 전쟁 딜레마에 빠졌다. 광우병 발생국가의 쇠고기 수입을 놓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 국민여론과 통상마찰을 어떻게 조율할 지 정부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왜 제소했나 = 캐나다는 2007년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미국과 같이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재개됐지만 자국산 쇠고기 수출은 계속 막히자 이 같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WTO에 우리나라를 제소했다. 캐나다 쇠고기는 2003년 5월 첫 광우병 소가 발견되면서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 우리나라는 2007년 11월 수입 재개를 위한 기술협의를 시작했지만 미국과 먼저 협상이 진행됐고, 캐나다도 미측 협상결과를 활용하기 위해 기다렸다.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2번째 협상이 열렸지만 공교롭게 캐나다에서 같은 시기 15번째 광우병 소가 발생, 협상이 중단됐다. 캐나다는 광우병 발생과 광우병 쇠고기 유통은 전혀 별개 사안으로 자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지난달 말까지 수입재개 결정을 내리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정부는 광우병에 민감한 여론을 고려, 지연작전을 폈지만 캐나다는 기다리지 않고 WTO로 직행했다. 2002년 캐나다는 우리나라에 3,740만달러어치 쇠고기를 수출했다. ◇2차 쇠고기전쟁 어떻게 될까 =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일 "WTO에 가면 우리가 여러가지로 불리하다"고 말할 정도로 캐나다와의 쇠고기 전쟁은 이기기가 쉽지 않다. 국제 관계에서 과학적, 합리적 측면만 보는 부분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OIE가 캐나다를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분류한 과학적 근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서 캐나다산 수입은 금지하는 명백한 이유 등을 WTO 패널들에 설명하기는 실제 만만치 않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실장은 "광우병 발병 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입을 막을 수 없고, 캐나다는 광우병 통제국가가 맞기 때문에 우리가 이길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WTO를 통한 해결에 2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단점 때문에 중간 협의에는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의 중간 합의가 나오기도 어렵다. 국회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가축법을 강화해 수입을 금지했다 재개하려면 심의를 받도록 해 정부간 합의가 지켜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당분간 발생하지 않으면 하반기께 미측과 비슷한 조건의 수입재개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의 작은 실수에도 양측간 쇠고기전쟁이 장기화하며 예상외의 폭발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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