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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8월 13일] 글로벌 아웃소싱의 위기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의 고급세단 ‘제네시스’를 구입하려면 1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제때에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가 오는 9월 초까지 실시하는 10~15%의 할인 판매에서 제네시스는 예외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대공항 이후 최악의 판매 부진에 빠졌는데 제네시스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본격 시판을 앞두고 사전 예약이 몰렸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들 예약 차량 일부는 한국의 역수입 수요로 추정된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판매 가격에 차이가 나 이런 풍조가 생긴 것이다. 역수입을 선택한 한국의 소비자는 글로벌 구매로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지만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이만한 자원 낭비도 없다. 왕복 수송비만도 700만원에 이른다. 제네시스의 역수입은 예외적 사례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고유가로 인한 물류비 상승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영전략을 180도로 수정하기도 한다. 스웨덴의 가구 회사인 아이케아(IKEA)는 수송비를 줄이기 위해 5월 미국에 공장을 열었다. 인건비 때문에 멕시코를 떠나 중국으로 향했던 미 제조업체들이 다시 멕시코로 돌아온다고 한다. 트럭으로 미국으로 실어나르는 것이 중국에서 선박편으로 들여오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경쟁력을 높여왔던 월마트식 경영 모델은 고유가에 흔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급등하는 운송비, 세계화를 위협하다’라는 기사에서 ‘세계화의 적은 관세가 아니라 운송비’라며 ‘고유가발 운송비 상승은 자유 무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철광을 중국으로 보낸 뒤 세탁기를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이 이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배럴당 110달러대는 한국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제유가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엇갈리지만 배럴당 20~30달러의 저유가시대를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화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기다. 고유가는 저임금 생산구조가 가지는 경쟁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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