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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결국 파국 치닫나
입력2010-06-13 17:02:42
수정
2010.06.13 17:02:42
'노조 전임 단협 논의'싸고 노사 한달째 갈등<br>勞 "오늘 쟁의조정 신청 결의" 파업카드 빼들어<br>使 "협상대상 안돼… 불법파업땐 엄정대처" 강경
한달 넘게 노조 전임자 처우 보장 문제에 대한 단협 논의를 요구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조가 쟁의조정신청 등 파업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에 관계없이 전임자 문제는 법에 따라 원칙대로 풀어나가고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기아차 노사의 노조 전임자 처리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13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8일 사측이 노조 측에 근로시간면제한도 적용 사항을 단체협상이 아닌 별도의 노사협의로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절했다. 이에 앞서 노사는 1월 '2009년 임금협상'을 타결할 때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면 별도로 노사협의를 한다는 데 합의했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타임오프의 시행을 전제로 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임자 문제는 노조의 단협 요구안인 만큼 노사가 단협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단협 요구안에 전임자 조항을 넣으니까 뒤늦게 별도로 노사협의를 하자고 하는 것은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상견례도 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자 전임자 문제와 임단협을 구분해 협상을 투트랙으로 진행하자는 수정안을 노조 측에 던진 셈이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회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이달부터 노조가 휴일 특근 거부에 나섬에 따라 차량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법에서 금지한 사항을 단협에서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임자 문제가 벽에 막히자 노사 양측이 강수를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1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조정신청 결의와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이는 그동안 숨겨왔던 파업 카드를 꺼내 들어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 요구안 일부를 문제 삼아 교섭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라면서 "대의원대회 직후 중노위에 임단협 관련 조정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파업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교섭이 지금처럼 진척이 없다면 전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 노조는 이르면 23~24일께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사측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해도 전임자 문제는 임금ㆍ근로조건 개선과 관련이 없어 조정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노조가 이를 내세워 파업을 벌인다면 명백한 불법파업이므로 회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기아차노사가 타임오프가 시행되는 7월까지 새 단협을 체결하지 못하면 노조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에 근거해 설치ㆍ운영되는 회의체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로부터 일체의 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하더라도 현재의 투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임단협을 둘러 싼 사측과의 대립은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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