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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금 '脫코리아' 조짐

지난달 외국인 6억弗-내국인 5억弗 순유출<br>해외 증권투자도 사상최대


원ㆍ달러 환율 급락의 바람을 타고 투자자금들이 한국을 빠져나가는 속도가 ‘엑소더스’에 비유될 정도로 가팔라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탈(脫)코리아’에다 내국인들까지 대거 해외증권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상수지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떨어질 수가 없는 구조. 외환시장에서 기업들의 투매현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반증하는 셈이다. 27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인수 등을 포함한 직접투자수지가 지난달 11억7,700만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직접투자수지가 1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 자금만 6억33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7월 2억달러 정도가 빠져나간 후 처음으로 외환위기 당시보다도 규모가 큰 것이다. 순유출이 늘어난 데는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 매각자금 8억달러가량을 가지고 나간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한 자금을 갖고 나갈 예정이고 까르푸도 한국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내국인 직접투자는 5억7,44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 2월 21억8,050만달러에서 3월에는 28억1,780만달러로 늘어나며 한달 만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펀드 투자 열풍이 해외펀드로 확산되면서 해외주식 투자가 지난달 13억9,26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은 2월에 비해 급감했다. 전체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은 2월 43억달러에서 3월 14억달러로 급감했다. 이 같은 자금흐름만 놓고 보면 환율의 급락 현상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원인은 기업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와 이에 편승한 투기 세력들의 준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외환 당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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