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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회계기준 변경 바람

"더 이상의 자산가치 손실 막아라"<br>美·유럽·比 '시가평가제' 한시 유보… 日도 검토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 더 이상의 자산 손실을 막기 위해 회계 기준을 일시 변경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유럽에 이어 필리핀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시가평가제'(market-to-market)를 유보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싱가포르 등도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시가평가제 유예가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평가제는 시장에서의 실질가치 변화에 따라 자산가치를 정기 조정하는 것으로, 이를 유보할 경우 추가적인 자산 손실이 장부에 기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시장 급락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은행 유동성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편이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앞으로 8일 동안 은행들이 단기매매증권이나 중도매매증권 등 시가평가제가 요구되는 각종 자산을 만기보유증권과 같이 취득 원가로만 표시하는 카테고리로 이동하는 방안을 허용할 계획이다. 산정 기준일은 7월1일이며, 이번 조치는 올해 말까지만 한정 실시된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정부들도 회계 규정 완화를 논의 중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회계감독 기관이 시장평가제 한시 동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올해 말 내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언론들도 이번주 초부터 시장평가제 완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구제금융안의 일환으로 비슷한 조치를 이미 시행중이다. EU는 최근 3ㆍ4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은행들이 자산가치 산정 방식을 시가형과 취득 원가형 등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미국도 지난달 말 구제금융안을 통해 자산 손실의 반영 비중을 더 줄일 수 있도록 여지를 넓혔다. 이와 관련, 독일 재무부 관리는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독일 대형 은행들의 3분기 이익이 회계기준 변경 효과로 최대 10억 유로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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