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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대에는 스피드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하지만 변화를 주저한다면 속도를 높이기 어렵습니다. 긍정의 생각으로 리더들이 먼저 조직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변화에 동참해주기 바랍니다."
박종우(사진) 제일모직 사장이 올 들어 가장 강조하는 단어는 '스피드'다. 신년사에서조차 "회사의 성패는 스피드에 달렸다"고 말할 정도다.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생각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일모직이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전자재료와 케미칼ㆍ패션 등 3대 사업 부문의 역량 강화를 주력하며 사상최대 실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선 제일모직은 사업 부문별로 특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케미칼 부문은 폴리카보네이트(PC) 2공장 준공을 계기로 자동차 소재 등 신규 제품을 집중 개발해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사업 부문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여수에 준공된 폴리카보네이트 2공장은 연산 8만톤 규모의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쏟아부은 돈만 1,6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될 경우 이 회사의 폴리카보네이트 총 생산능력은 기존의 두 배인 16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3 뒷면 커버에도 제일모직이 생산한 폴리카보네이트가 적용됐다.
박 사장은 준공식에서 "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중국 시장의 영향력 확대와 중동 업체의 급부상 등 경쟁 체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휴대폰ㆍ자동차 소재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을 적극 확대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패션 부문은 빈폴 등 중국 진출 브랜드의 입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올해 시장에 진출한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지난달 말 여의도 IFC몰에 7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유통망을 늘려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국내 SPA브랜드 최초로 모바일 웹을 동시에 오픈,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을 연계하는 유통망을 구축했다. 서울 지역에만 집중돼 있던 유통채널을 전국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전자재료 부문의 실적도 갈수록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자재료 부문 영업이익(989억원) 비중은 전사 실적(1,985억원)의 50%까지 상승했다. 제일모직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자재료 부문의 실적 개선이 한 몫을 했다. 반도체 재료의 출하량 증가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이익률 상승, 편광필름의 적자폭 감소 등이 실적개선의 동인이 됐다. 특히 반도체 재료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35% 수준까지 증가하면서 전자재료 부문과 전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선순환을 만들어 냈다. 2010년 4ㆍ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지속 중인 편광필름 부문은 공정 수율 향상과 원가율 개선으로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도 제일모직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 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소재의 실적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3ㆍ4분기 영업이익 1,082억원의 최대실적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증익 구조로 영업이익 증가가 지속적"이라며 "케미칼 부문 역시 폴리카보네이트 신규공장 가동이 투자 포인트"라고 말했다. 패션 부문 역시 3ㆍ4분기 들어 계절적 비수기로 전체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여성복 확대, 에잇세컨즈의 성장으로 4ㆍ4분기 호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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