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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내 여권 인적 쇄신론과 체제 개편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연말 개각설 진화에 본격 나서고 있는 시점에 불거져 주목된다. 당내 소장파나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측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돼 당과 청와대간 또는 당내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 인적 쇄신론과 체제 개편론은 12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흘러나왔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침묵하던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청와대를 겨냥,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친 이명박계인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범여권 차원의 인적 쇄신론을 제기하며 "시장은 지금 바꾸라고 하는 데 대통령은 아니라고 하니까 당은 당대로 아니라고 한다"면서 "정부가 시장을 잘못 읽으면 당이 건의를 해야 하는데 지도부는 목에 힘만 주고 앉아 있다"고 성토했다. 친 박근혜계의 좌장으로 통하는 4선의 김무성 의원은 체제 개편안의 하나로 경제위기 대처를 위한 컨트롤 타워 설치를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현재 내놓은 내년 경제성장률 4% 전망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 뒤 "급변하는 경제위기에 대응 하도록 청와대에 '워룸(War Room)'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당 일각에서 제기된 연말 인적 쇄신론에 대해 "어느 시점을 계기로 새로운 것을 내놓는 것은 과거식 방법"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반론으로 읽힌다. 청와대를 향해 당이 민심을 전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당의 인적쇄신 및 체제개편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거절한 상황을 놓고 당내에서는 "도대체 172석 정당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여당을 "반신불수 상태"로 표현하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운영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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