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경상흑자가 지난해(892억2,000만달러)보다 38.5%(343억8,000만달러) 급증한 1,236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의 8.8%에 이른다. 이는 주요 산유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막대한 경상흑자로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으로부터 질타를 받는 독일이 7.4%(지난해 기준)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경상흑자 확대는 수출이 중국 등 세계경기 둔화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입이 원유 수입액 감소로 더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쪼그라드는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 지금과 같은 국제경제 혼란기에 경상흑자로 외화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리고 이에 따라 원화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수기반을 늘리고 시장개방을 확대해 수입과 수출이 균형 있게 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연은 올 성장률 전망치도 3%로 대폭(0.4%포인트) 내렸다. 저유가에 따른 개인들의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노후 대비를 위해 저축도 늘어나며 민간소비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인 수출이 흔들리는 점도 악재다. 한은은 통관기준 올 수출액이 역대 다섯 번째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LG연은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8,100달러로 지난해(2만8,180달러)보다 오히려 감소, 10년째 2만달러에 갇힐 것으로 봤다.
실질경제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넓은 의미의 물가지수)를 합친 경상 성장률이 3.5%에 머물며 정부가 예산안을 짤 때 가정한 6.1%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6조원가량의 세수펑크가 예상된다고 LG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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