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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3월 28일] 안중근의사 순국 99년을 맞아

지난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지 99주년 되는 날이다. 1910년 이날 오전10시4분 일제는 교수형을 집행했다. 이에 앞서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아들에게 사람을 죽였으니 당당히 죽음을 맞이하라는 뜻을 전했다. 안 의사는 25일 동생들과의 마지막 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반드시 한번은 죽으므로 죽음을 일부러 두려워할 것은 아니다. 인생은 꿈과 같고 죽음은 영원하다고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유해·무덤도 못찾아 안타까워
올해는 안 의사 의거 100주년, 순국 99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안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안중근의사숭모회에서는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 규모를 더욱 크게 늘려 다시 짓기로 했다고 한다. 홍범도ㆍ김좌진 장군의 청산리전투가 항일독립전쟁 최대의 승첩이라면 안 의사의 하얼빈의거는 독립운동 사상 최대의 쾌거였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은 안 의사가 일제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 곳이다. 1909년 10월26일 오전 하얼빈역 플랫폼에 울려 퍼진 총성 네 발은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에 '대한국인'의 용장한 기개를 한껏 떨친 장쾌한 의거였다. 안 의사는 1909년 이전부터 수백명의 의병을 거느리고 두만강을 넘나들며 일본군경과 싸우다가 이토가 하얼빈에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자 민족의 원수, 동양평화의 적 이토를 몸소 처단하고자 결심했다. 안 의사는 그해 10월21일 동지 우덕순ㆍ유동하 등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하얼빈에 도착해 그날을 기다렸다. 마침내 10월26일 오전9시30분께 이토가 탄 특별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와 멎고 이토가 열차에서 내려 마중 나온 러시아 대신 고고프체프와 의장대를 사열한 뒤 각국 영사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권총을 뽑아 들고 뛰쳐나간 안 의사는 이토에게 총탄 네 발을 연발했다. 첫 발은 이토의 앞가슴에, 제2탄은 옆가슴에, 제3탄은 배를 관통했다. 의거가 성공하자 안중근 의사는 "대한독립 만세"를 세 번 외치고 태연하게 러시아 헌병에게 붙잡혔다. 하얼빈역에서 300m쯤 떨어진 만주 둥칭(東淸)철도국 사무실로 끌려간 안 의사는 "나는 대한의병 참모중장으로서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적장을 총살, 응징했다"고 당당히 진술했다. 러시아군에서 일본영사관으로 넘겨진 안 의사는 그 뒤 200여일 동안 뤼순감옥에서 고초를 당하다가 이듬해 3월26일 조국을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쳤으니 그해에 꽃다운 나이 31세였다. 통탄할 사실은 안 의사가 순국한 지 올해로 99주년, 내년이면 100주년이나 되건만 아직까지 무덤과 유해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 못난 후손들은 참으로 안 의사를 비롯한 선열들께 면목이 없다. 희생정신, 국난극복귀 감삼아야
순국 99년, 의거 100년이 되도록 안 의사의 무덤도, 유해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안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일본이 매장지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관련자료도 모두 소각해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하얼빈 영사가 '안중근의 유해를 절대로 가족에게 인도하지 말라'고 관둥도독부에 보낸 전문이 최근 발굴되기도 했다. 안 의사의 손자 안응호씨와 증손자 토니 안씨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살고 있다고 한다. 후손들이 조국을 떠나 사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지만 해마다 안 의사의 의거일과 순국일만 되면 기념관을 새로 짓느니 세미나를 여느니 하는 것보다 안 의사의 거룩한 순국정신을 제대로 되새겨보는 것이 좋겠다. 지금 우리는 또다시 정치ㆍ경제ㆍ외교ㆍ군사적으로 난국을 맞았다. 국난극복의 힘을 얻기 위해서라도 안 의사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귀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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