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탈락 위기

관계자들 '초조'에서 '허탈'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22일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수전 내내 국민은행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하나금융은 정부 승인측면이나 가격 문제 등에 있어서 오히려 유리하다는 자체 판단 아래, 내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국민은행 내정설'이 돌면서 하나금융의 분위기는 가라앉기시작했고 지난 21일 금융감독위원회 국장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뒤부터는 급격히 냉각됐다.

김승유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 경영진과 인수팀 관계자들은 "뭔가 잘못돼가는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회장과 윤교중 하나금융 사장이 지난 20일 무릎을 다친 윤증현 금감위원장을 병문안한 것도 기류 감지 차원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이후 각종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비상대기'에 들어갔지만 결국 22일 국민은행의 인수협상대상자 선정이 굳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초조함은 허탈함으로 변했다.

하나금융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인수가격에 대한 수정협상을 벌이고있다는 설에 대해 "인수협상자 선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억울하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여러가지 인수 조건에서 하나금융이 국민은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는 데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론스타로부터는 아직 우선협상대상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통보만받았지만 아마도 국민은행에는 뭔가 통보해줬고 가격수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며 "론스타로서는 끝까지 하나금융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협상력을높이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