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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이 '끌고' 김경태가 '밀고'

대회 마지막날 6승1무3패…합계 11.5대8.5로 승리

한ㆍ일 프로골프대항전 KB금융 밀리언야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한장상 단장(가운데)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프로골프투어(KGT)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뒤뜰에 모여 링을 던져 막대에 거는 게임을 하며 수다도 떨었다. ‘맏형’ 양용은(39ㆍKB금융그룹)도 함께하며 후배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화합을 이끌었다. ‘구심점’의 가세로 한층 강해진 한국 골프가 한ㆍ일 프로골프대항전 KB금융 밀리언야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3일 경남 김해의 정산CC(파72ㆍ7,159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각 팀 10명의 선수가 1대1로 맞붙는 방식) 경기에서 6승1무3패로 일본에 앞섰다. 첫날 포섬 경기에서 승점 2대 3으로 끌려갔던 한국은 2라운드 포볼 경기에서 3대 2를 기록, 중간합계 5대 5로 균형을 이룬 뒤 마지막날인 이날 6.5점을 보태 최종합계 11.5대 8.5로 짜릿한 역전극을 이뤄냈다. 지난해 한일전에서 당했던 승점 1점 차 패배를 설욕한 한국은 이로써 역대 전적 2승 1패로 리드를 잡게 됐다. 지난해 한국은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 경험 부족을 드러냈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시아 최초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의 존재감은 컸다. 캡틴으로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상대 팀에는 경계심을 일으켰다. 경기에서도 유일하게 3전 전승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1ㆍ2라운드에서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와 승점 2점을 합작했던 양용은은 이날 마지막 주자로 나서 4언더파 68타로 일본의 간판선수 가타야마 신고(이븐파)에 완승을 거둔 뒤 기다리던 후배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한국은 첫 3명이 잇달아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5월 국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우승한 중견 최호성(38)이 오다 코메이를 7타 차로 따돌리며 힘차게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박상현(28ㆍ앙드레김골프)과 일본에서 뛰는 김도훈(22ㆍ넥슨)이 승점 1점씩을 가져왔다. 이어 강경남이 일본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에 패하고 홍순상과 이승호도 분루를 삼켰지만 승부의 추는 한국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김대현(23ㆍ하이트)과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이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고 김경태가 후지타 히로유키와 비겨 마침내 우승에 필요한 최소승점 10.5점을 채웠다. 김경태는 한ㆍ일 기자단 투표에서 대회 MVP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김경태는 물 오른 감각으로 양용은과 호흡을 맞춘 포섬ㆍ포볼 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의 면모를 과시하며 한국 우승의 주역이 됐다. 한국팀은 우승상금 20만달러를 지난 3월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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