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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뜨던 별과 달빛 그리고‥
입력2001-04-10 00:00:00
수정
2001.04.10 00:00:00
이호신 지음,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백두산에서 달려온 한반도의 척추 백두대간은 태백산을 지난 다음, 지리산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그 마지막 기운은 무등산과 월출산을 타고 땅끝의 만덕산, 두륜산, 달마산으로 이어진다."
이 책에 실린 '해남 달마산과 미황사'편의 서두이다. 화가인 저자의 필치는 최근 수년간 대유행을 일으켰던 유명 작가의 답사 글처럼 탄력이 넘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다.
그런가 하면 "월출산이 금강산의 축소라면 달마산은 금강산 한 봉우리를 이 곳에 옮겨놓은 듯하고, 필획으로 말하자면 대가의 풍격이 느껴진다"며 본업인 화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어 대웅전, 응진전, 부도밭에 얽힌 일화와 현재의 모습을 글로 설명한다. 그런데 이 책에는 사진이 없다.
대신 저자가 직접 그린 달마산과 미황사 그림이 무려 10폭이나 실려있다. 달마산ㆍ미황사의 근경과 원경 그림, 달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미황사의 모습 등이 동양화의 수묵 속에 생생하다.
동양화의 진가는 사의(寫意)에 있다고 했던가? 부분적인 사실만을 드러내주는 사진과는 달리 이호신의 화폭에서는 한 획 한 획 뜻이 전해져 온다.
신간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찰 40여곳과 그 주변의 산수를 돌아본 감상을 적은 기행문이자 그 곳의 풍광을 화폭에 담은 화첩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경주 용당산 감은사지, 강진 월출산 무위사, 부산 금정산 범어사, 안동 천등산 봉정사, 동해 두타산 삼화사 등이 소개돼 있다.
지난 95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녔던 저자는 말한다. "정녕 어찌 잊으랴.
산사에 뜨던 별과 달빛, 그윽한 새벽 예불과 범종소리, 장엄한 일출과 일몰, 물소리 바람소리가 내 가난한 영혼을 일깨워준 나날들을.." 그러면서 "다시 붓을 들고, 인연이 닿는 닿는 사찰로" 또 떠나 간단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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