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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불법할인 어려워지자 해외 카드깡 판친다

현지에 유령 가맹점 개설, 마카오·괌 등까지 확산<br>글로벌 결제망과 연계에 사후조치 쉽지 않아'조심'


300만원가량의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카드깡(신용카드 불법할인)' 브로커의 전화였다. 해외에서 결제하기 때문에 적발 위험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미 현금서비스 한도를 꽉 채운 A씨는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카드 일련 넘버를 알려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제승인 메시지가 날라왔다. 승인지는 태국, 금액은 미화 3,500달러, 구매목록은 가죽소파였다. 해외가맹점을 이용한 '신종 카드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의 모니터링 강화로 국내 가맹점을 통한 카드깡이 어려워지자 타깃을 해외로 돌려가고 있는 것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동남아에 근거지를 둔 해외 카드깡 업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8월 102억원대의 카드깡업자 24명을 검거한 바 있다. 유정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팀장은 "큰 규모의 해외 카드깡이 벌어지고 있다는 첩보를 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국내 카드깡은 줄어드는 대신 해외 카드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수법은 브로커들이 해외에 유령 가맹점을 개설해놓고 국내에 단말기를 들여와 급전이 필요한 개인을 대상으로 깡을 일으키는 식이다. 수수료는 30% 수준으로 300만원을 불법 결제하면 개인은 210만원가량을 현금으로 받고 브로커들은 물품을 장물아비에게 되팔아 차익을 얻는다. 김기용 신한카드 신용보호팀 차장은 "해외에서 카드사용을 해본 적이 없는 고객들이 동남아에서 한도에 육박하는 결제를 한 사례가 나타나 전화해보면 실제로는 외국에 나가지도 않았다"며 "이와 같은 해외 카드깡 사례가 올 들어 줄기차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카드사인 A사가 올 상반기에 적발한 해외 카드깡 사례는 수억원대로 규모가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의 적발사례나 드러나지 않은 사례를 감안하면 수치는 늘어난다. 더욱이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발생지역이 중국ㆍ태국 등지에 국한되던 것에서 마카오, 필리핀, 미국령 괌 등으로 넓어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큰 지도에 발생지역을 표시해봤더니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게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해외 카드깡은 비자ㆍ마스터 등 글로벌 결제망과 연계돼 있어 사후조치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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