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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주영회장 10주기] 꿈이 현실이 되다

"쇳물서 車까지 수직계열화"… 현대車·중공업 글로벌 기업 우뚝<br>1976년 포니로 국산화 첫발… 세계 최고 품질의 車기업 성장<br>현대제철 年800만톤 조강생산… 고부가 제품 공급 철강리더로<br>상선도 종합 해운업체로 명성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가득 차 있다. 자동차 정비 업체로 출발한 현대차는 세계 5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제공=현대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0년 1월 현대제철 1고로 화입식에서 고로 가동을 위한 첫 불씨를 넣고 있다. 현대제철의 일관 제철사업으로 현대차그룹은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라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청년 정주영의 꿈은 컸다. 그리고 그의 눈은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국가 경제의 주축이 될 사업을 잇따라 일으켰고 그 기업들은 성장을 거듭했다. 잠시 시련을 겪은 곳도 있지만 2011년 그가 일군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그 분야에서 세계 정상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가장 먼저 손을 댄 사업은 자동차 정비 업체. 그래서 그는 자동차사업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그는 지난 1966년부터 합자회사 형태로 자동차를 생산하던 포드와 결별하고 100% 국산차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의 의지대로 1976년 1월 국산 고유 모델 포니가 탄생했다. 그는 "국토의 도로가 동맥이라면 자동차는 피와 같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에 가장 필요한 산업이며 나는 자동차 산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내 후대들에게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가 놓은 디딤돌을 기반 삼아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그룹에 날개를 달았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맡게 된 1999년도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 만족하면서 해외에서는 싸구려 차 취급을 받았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현대차의 위상은 문자 그대로 '괄목상대'해졌다. 2009년 제네시스가 '미국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가 JD 파워사의 신차초기품질에서 일반브랜드 부문 3위, 내구품질조사에서는 6위에 오르며 상위권을 지켰다. 정 명예회장이 2009년 자동차전문매체 모터트렌드의 '세계 자동차산업 영향력 있는 인물' 3위에 오른 것은 달라진 현대차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다. 품질 향상은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증대로 이어졌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2001년 246만대에서 지난해 575만대로 늘었고 올해는 633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 역시 2001년 인도ㆍ터키ㆍ중국에만 있었지만 올해는 미국ㆍ유럽ㆍ중국ㆍ인도ㆍ러시아ㆍ터키 등 해외에 9개의 생산거점을 거느리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 역량은 658만대로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다. 하지만 연산 40만대 규모의 중국 3공장 및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에는 규모가 더욱 커진다. 현대차그룹은 또 쇳물 생산이라는 정 명예회장의 꿈을 실현시켰다. 1978년 인천제철을 인수한 정 명예회장은 이때부터 일관제철사업이라는 원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1997년까지 세 차례나 실패하며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수직계열화의 꿈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은 정몽구 회장은 2005년 한보철강을 인수하며 일관제철 사업에 다시 도전한다. 그리고 2010년 1월 1고로, 11월 2고로 화입식으로 연산 800만톤 조강생산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2고로 화입식에서 정몽구 회장은 "오늘은 지난 29개월간 현대제철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2고로에 최초의 불꽃을 심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현대제철은)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자원순환 구조의 출발점에 있는 회사로 향후 철강 소재 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공급하는 새로운 철강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이 미포만의 백사장 사진 한 장으로 배를 팔아 세워진 현대중공업은 지금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동시에 글로벌 종합중공업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10년 동안의 성장폭도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2001년 매출 7조4,000억원, 수주액 64억달러는 지난해 매출 22조4,000억원, 수주액 172억달러로 늘었다. 올해 매출과 수주목표는 각각 27조원, 266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선박건조에서 사업을 다각화해 종합 중공업 회사로 거듭났다. 2001년 당시 조선 부문 매출은 3조7,800억원. 10년이 지난 2001년에는 9조4,7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은 두 배 반이나 늘었지만 비중은 2001년 51%에서 2011년 35%로 오히려 줄어든다. 조선 외 엔진기계, 육해상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다양한 비조선 부문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 현대중공업은 또 2002년 현대삼호중공업을 시작으로 2008년 하이투자증권, 2009년 현대종합상사, 2010년 현대오일뱅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매출 50조원, 자산 60조원으로 중공업, 금융, 정유ㆍ석유화학, 트레이딩, 자원개발 등을 아우르는 종합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했다. 이 밖에 1976년 3척의 유조선으로 창업한 현대상선은 창사 35주년을 맞이한 오늘날 벌크선ㆍ광탄선ㆍ컨테이너선ㆍLNG선ㆍ특수제품선 등 160여척의 선단을 거느린 세계적인 종합해운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수출입 화물은 물론 원유, LNG, 철광석, 각종 특수화물 등 국가전략물자를 수송,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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