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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터키 '이라크 무력침공' 중단해야

터키 정부가 이라크ㆍ터키 국경지대에서 활약하는 쿠르드 게릴라군에 수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지상공습을 단행한 것은 분쟁 확대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 행위는 종족분쟁이 멈추지 않는 이라크에 절대적인 위협이다. 이라크의 치안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여기에 시아파와 수니파에 비해 그나마 안정적인 이라크 쿠르드족까지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오랜 전쟁을 겪고 이제 한가닥 희망을 쥐고 있는 이라크의 평화 정착은 영원히 물 건너갈 수도 있다. 터키는 공습을 즉시 중단하고 게릴라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싸우는 미국 동맹군과 이라크 간의 협력을 도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터키는 자국을 위해서라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터키 내 쿠르드 소수민족과 일궈낸 화해무드를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 무력만으로 사태진압에 나서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PKK가 주둔해 있는 칸딜 산악지대는 매우 험해 소탕전을 펼치기에도 불리하다. 또 터키군의 잦은 공습은 이라크 쿠르드족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이라크 치안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이라크의 페시메르가(쿠르드족자치민병대) 세력도 공습지대인 북쪽으로 파병될 가능성이 높아져 치안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물론 이라크의 상황은 예전보다 호전됐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증강은 다른 많은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미국은 수니파 군력에 의지해 알카에다의 침공을 막았으며 과격 시아파 성직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그의 메흐디 민병대를 철수한 것, 또 바그다드에 소수민족 간 충돌이 사라진 것 등 여타 이유가 작용한다. 단 이들은 일시적이기에 여전히 불안하다. 미국은 올여름이 지나면 주둔 병력을 상당 줄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군사적 협력을 맺은 소수 수니파의 세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이고 수니파는 여전 시아파의 이라크 장악을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종족 간의 마찰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미군은 다른 소수 시아파계의 민병대를 통해 사드르파의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 지금 이라크에 국가적인 화해와 통치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는 극히 적다. 터키가 그나마 남은 기회마저 더 없애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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