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中企·지방기업제품 구매 대폭 확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의 가장 큰 손은 누굴까. 삼성그룹이나 현대 자동차그룹 등 재벌들이 스쳐가지만 정답은 조달청이다. 조달청이 한해 동안 사들이는 물자와 공사계약 규모는 23조원.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정부투자기관 등 국내 공공기관이 한해동안 물품 구입이나 공사주문을 위해 사용하는 70조원의 30%다. 군수품은 국방부가 전담하고, 5,000만원 이하 물품과 30억원 이하 공사계약은 각 정부기관나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결정하지만, 그 이상인 물 품이나 시설공사는 전적으로 조달청 몫이다. 조달청은 알루미늄, 생고무, 펄프, 고철 등 국제수급이 불안한 비철금속 19개 품목을 비축했다가 가격이 급등할 때 방출하는 원자재 비축기능도 한 다. 정부소장 미술품 등 약 5조8,000억원 규모의 정부소장 물품관리도 총괄한다. 철근과 비철금속이 폭등하자 조달청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고용과 경기침체가 경제의 화두로 부각되자 조달청이 ‘우리가 해결하겠다’며 일성을 높이는 것도 이렇게 방대한 업무 때문이다. ‘23조원을 움직이는 남자’ 최경수 조달청장을 만나봤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최 청장은 현안과제인 철근 등 원자재 확보에서 조달청 혁신에 이르기까지 눈코 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무전문가에서 조달행정가로 변신했습니다. 현안도 많은데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75년 국세청에서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15년, 국세청에서 14년이니까 세금분야에서만 29년 일했습니다. 세금이란게 조세정책을 짜고 국가재정을 조달하는 일인데, 조달업무도 재정을 통해 국가에 필요한 물자와 시설물을 댄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또 조세정책이란 게 전체적인 경제상황과 금융상황을 고려해야 돼서 실물경제 에도 밝아야 되는데, 조달도 그렇습니다. 세금분야 경험이 오히려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조달청은 올 핵심 사업으로 ‘경기를 부추기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나 일자리가 조달청의 업무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게 바로 23조원의 힘입니다. 정부의 우선 조달사업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습니다. 당초 연간 조달액의 40%인 8조8,000억원을 1분기 석달동안 집행 하고, 상반기까지는 약 70%, 15조4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었는데 이마저도 앞당겨 지난 3월말 현재 연간계획의 44%나 집행했습니다. 대금도 물품의 경우 계약하자마자 70%를, 공사는 30%를 선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이걸 매주 실적체크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지방업체가 관심대상입니다. 올해 중소기업 조달규모가 14조3,000억원입니다. 전체 조달사업의 64%나 됩니다. 지방기업을 키우기 위해 지방기업제품 구매을 확대하고 지역공사 발주시 지역업체와 공동도급제 등을 운영중입니다. -일자리를 창출했거나 여성ㆍ장애인을 고용한 기업은 더 우대해주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 것입니까? ▲약자를 배려하는 기업을 우대해주자는 취지로 운용중인데 지난달 20일부 터 ‘물품구매적격심사 세부기준’을 새로 바꿔 가산점을 더 주고 있습니다. 신규고용을 10%이상 혹은 10명이상 늘린 기업에게 최고 1점의 가산점을 부여해서 물품구매나 공사입찰 때 가산점을 주는 겁니다. 여성이나 장애인을 많이 고용한 기업의 경우 최고 가산점이 0.5점이었는데 이를 1점으 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최청장은 “가산점 1점은 입찰가격을 0.5%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이 경우 2순위 입찰자가 1순위로 되는 비율이 40%, 가산점 2점을 받을 경우 50%정도가 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가산점 1점은 마법적인 위력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머리는 최근 원자재 파동으로 돌아갔다. 학교 철문까지 떼가는 2~3월의기세에서 한풀 꺽이긴 했으나 중국이 존재하는 한 원자재 파동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게 최 청장의 설명이다. -원자재 파동으로 조달행정에도 차질은 없었는지요? 어떤 상황인지 궁금합 니다. ▲중국이 전세계 원자재 시장의 30%를 빨아들이는 현실에서는 언제든지 원 자재 파동은 재발될 수 있습니다. 현재 조달청의 비축물량은 19개 품목, 20일 분량인데 선진국에서는 3개월, 6개월분씩 비축하는 게 보통입니다. 우리나라도 당장 올해는 힘들겠지만 일단 비축분을 30일분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외국사례와 국제기구 권장수준을 감안해 더 늘리고, 비축품목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철근 등 원자재 문제 해소는 2008년 북경올림픽 전까지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철근문제와 관련해서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공정위가 작년에 조달청 철근구매 입찰과정에서 낙찰수량을 사전담합했다는 협의로 9개 철근회사에 1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특수한 현실을 잘 모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조달청의 연간 철강수요량은 160만톤으로 20톤트럭 8만대분량에 해당됩니다. 전국 3,000여개 공사장에 공급됩니다. 정부가 물량을 제시 한 후 업체들이 나눠서 공급물량을 배분해온 것도 이런 특수한 현실 때문입니다. 공정위의 재심과정에서 이점이 배려됐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은 경기도, 전라도 등 권역별 입찰로 바꾸었습니다. -과거 조달청은 ‘복마전’의 대명사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었는데 요즘은완전히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 혁신을 말해 주시죠. ▲조달과정에서 계약방법, 가격 등 핵심사항을 담당 실무자 한명이 결정하 던 과거 조달청에 대한 기억은 완전히 옛날 얘기입니다. 지난 2002년 9월오픈한 ‘나라장터’라는 이름의 국가전자조달시스템(G2B)에 조달절차와 과정이 모두 공개되면서 ‘장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나라장터는 3만여개의 공공기관과 10만여개의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고, 연간 거래규모 만 36조원에 달하는 세계최대 사이버장터로 성장했습니다. 조달청은 7차례 나 정부표창을 받았고, 작년 6월에는 우리나라 정부기관으로는 최초로 UN으로부터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비리기관이라면 가당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최청장은 “요즘 건설업계에는 ‘운가(運價)’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조달 청이 게임(입찰)의 룰만 만들고 나머지는 시스템이 다하고 있는 현실을 빗 댄 말”이라며 “그렇게 않돼 있으면 지금 내 목이 남아있겠냐”고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도 최 청장은 기억의 말단에 남아있는 ‘구악 이미지’ 완전청산작업에 들어갔다. 조달청 CI가 곧 교체되고 캐릭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명함 교체작업도 했다. 전 직원의 명함에는 반드시 본인의 사진을 집어넣도록 했다. 직원들 마음에 혹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말의 나쁜 생각도 자리잡지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신생아도 100일을 넘기면 일단 생존력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며 조달청에 안착해가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달청 전직원이 950명정도 되는데, 직원들에게 조달청의 고객인 정부기 관과 기업인을 감동시키는 ‘기업인 기질’을 주문하고 있다. 서비스가 좋 지 않으면 누가 그 회사물건을 사주겠나. 최경수가 이끄는 조달청의 변신을 지켜봐 달라” 대담=김인영 경제부장 inkim@sed.co.kr 정리=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