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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전체 연쇄 재앙 부를 수도" 국제금융시장 공포감 확산

해법 못찾는 그리스… 여름위기설 현실화 하나<br>파업에 정정불안까지 겹쳐 10년물 국채수익률 사상최고<br>유로화 가치 2%가까이 하락<br>신규 구제안 합의 지체에 "佛은행 신용등급 강등" 경고<br>스페인·포르투갈도 살얼음판

그리스 재정위기 여파로 증시와 환율시장이 흔들린 16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글로벌마켓 영업부 딜러들이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주시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원80전 오른 1,089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호재기자



그리스 채무위기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유로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 사태가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은행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며 대규모 국채상환이 몰려 있는 여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설마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그리스 정부마저 자체 긴축안 마련은커녕 정정불안만 키우고 있어 사태해결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는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인 17.436%까지 치솟았고 5년물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역시 1,778.16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뿐 아니라 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스페인 등에 대한 불안감까지 함께 고조되면서 각국 국채 수익률과 CDS가 급등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역시 2% 가까이 떨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이는 그리스 해법을 놓고 유로존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채무에 대한 노출이 큰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이날 프랑스의 3대 은행인 BNP파리바ㆍ소시에테제네랄ㆍ크레디아그리콜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고 포르투갈 은행 두 곳에 대해서도 자금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유로존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닉 힐 무디스투자서비스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신용위기가 더 악화될 경우 특정 은행들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조기에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유럽 은행들의 피해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그리스의 최대 채권자인 프랑스 은행들은 그리스의 민간 및 공공부채에 530억유로가 노출돼 있다. 프랑스 다음으로는 독일 은행권의 그리스 부채에 대한 노출규모가 340억유로로 가장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졌던 것처럼 그리스 때문에 유럽 금융시스템에 연쇄적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그리스 내부의 정정불안이 고조되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야당에 거국 내각 구성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긴축안에 찬성할 수 없다며 외면했고 이 과정에서 파판드레우 총리는 사임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여야 합의 실패 후 일단 16일 새 내각 구성을 위한 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내의 지지부진한 움직임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14일 회동에서 그리스 신규 구제안에 대한 합의 도출에 실패한 후 오는 20일로 예정된 회의를 19일로 앞당기는 등 그리스 지원안 마련에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달 내 합의 도출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반 미클로스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그리스 신규 지원안에 대한 합의가 7월11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지도자 중에서 합의 시점을 6월이 아닌 7월로 언급한 것은 미클로스 장관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유로존 지도자들이 강조했던 이달 내 해법 도출이 사실상 힘든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그리스 위기의 해법에 골몰하고 있는 유럽 각국 정상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무더운 7월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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