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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팬텀' 탄 부총리


지난 20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충북의 한 공군 전투비행단을 찾았다. 설을 앞두고 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현 부총리는 마침 전투기에 시승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다름 아닌 '팬텀(F-4E)'이었다. 한때 세계 최강의 공군 전투기였으나 지금은 동북아 최약체로 전락할 위기에 몰린 낙후 공군의 상징이 된 바로 그 기체다.

현 부총리는 시승 당시 필승 공군을 기원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도입한 지 반세기가 지난 팬텀을 현역 기체로 운용하는 우리 군사력의 위기를 안다면 결코 미소 질 일이 아니다. 우리 공군은 예산 부족으로 노후 전술기 등을 제때 교체하지 못해 심각한 전술기 공백 사태를 겪게 될 우려를 사고 있다. 이러다가는 6~7년 뒤부터 적정 공군력의 마지노선인 전술기 420대선마저 깨져 400대선 밑으로 추락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는 전세계 국방예산·조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백만 강병도 첨단의 비대칭 전술무기 앞에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현대전의 양상이다. 저성능의 값싼 전술장비로 양만 채우기보다 고성능 전술장비의 정예화를 추구하는 것이 군사 강국들의 추세다. 이제는 공공건설 사업조차도 최저가낙찰제의 관행을 벗고 최적가낙찰제로 전환한다. 과도한 가격중심 입찰은 부실사업을 양산해 오히려 사후 비용낭비를 더 초래하고 관련 업계를 영세화시켜 전후방 산업 육성을 저해하는 탓이다. 국방예산·조달행정도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군전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재시동을 건 차기 국산 전투기 개발(KFX)도 개발예산이 워낙 빠듯하게 편성돼 제대로 된 전투기가 나올 수 있을지 우려된다. 자칫 국책연구기관이 10여년간 연구해 마련한 설계안이 비용 문제로 밀려나고 자칫 일부 업체가 몇 개월 만에 뚝딱 내놓은 값싼 설계안이 유력시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재정 아끼려고 예산을 애매하게 투자했다가 비용만 낭비하고 전력에 짐만 된 대만 '경국호' 전투기나 일본 'F-2' 전투기처럼 전락할 수도 있다.

경제도 안보가 뒷받침돼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부총리와 재정·조달 당국이 되새겨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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