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대형 가전업체 메이텍과 사실상 결별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독자브랜드로 미국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25일 삼성전자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메이텍에 공급하는 ODM(제조업체 설계생산) 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면서 오는 2009년까지 예정됐던 ODM 계약을 사실상 해지한 상태다. 미국 가전유통 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은 지난해 메이텍을 인수하면서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시 체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양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거래를 끊은 채 손을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내 가전매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납품한 메이텍 세탁기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에서 드럼세탁기 리콜사태가 불거진 것도 양사 관계의 청산을 공식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메이텍 납품물량이 점차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만 세웠을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월풀에 인수된 메이텍은 지난 2004년 2월 삼성전자와 5년간 ODM 계약을 맺고 삼성광주전자에서 생산한 20만여대의 드럼세탁기를 메이텍 브랜드로 판매해왔다. 양사가 이처럼 조기에 제휴관계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메이텍이 월풀에 인수되면서 ODM의 필요성이 낮아진데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자체 브랜드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 메이텍과의 관계를 서둘러 마무리짓고 북미시장 유통망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전략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미국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드럼세탁기를 개발해 처음으로 삼성 브랜드를 붙여 수출했다”며 “앞으로 유통망을 최대한 늘리고 필요하다면 북미시장에 걸맞는 브랜드도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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