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롯데칠성, 맥주시장 안착 불확실… "주가 불안"

하이트-OB 양강구도 정착…투자 비용 상당할 듯


롯데칠성이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맥주시장의 양강구도가 확고한 상황에서 롯데칠성이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롯데칠성은 18일 충주 신산업단지내 33만m²규모의 부지에 면적 9만9,000 m²의 맥주공장을 건립하겠다고 공시했다. 국세청으로부터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한 뒤 2015년부터 공장을 건설해 2017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충주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40만㎘의 맥주 생산능력을 갖게 돼 OB맥주 생산량(128만㎘)의 30%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롯데칠성의 맥주시장 진출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진로와 OB맥주가 절반 씩 나눠 갖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0월 수출을 포함한 전제품 출고량 기준으로 오비맥주가 50.2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5년 만에 하이트진로(49.78%)를 앞지르게 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1%를 올리려면 300억~4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주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만큼 롯데칠성의 신규진출은 주가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맥주를 제외한 와인, 소주, 양주 등 주류 포트폴리오를 맞춰 놓은 상황이어서 맥주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OB맥주를 싸게 인수하는 방식이었는데 인수합병(M&A)이 여의치 않자 자체시장 진출이라는 강수를 뒀는데 효과를 내기가 만만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맥주 시장에 본격 진입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결과물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차가 존재한다”며 “시장점유율 0 상태에서 10~20%를 만들려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롯데칠성이 고급맥주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 경우 승산이 있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칠성은 일본 아사히맥주의 국내 수입ㆍ판매권을 보유하는 등 아사히주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일본 아사히맥주의 기술을 도입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비교적 손쉽게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는 일반적인 레귤러 타입의 맥주 대신 프리미엄 맥주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유형의 맥주를 만들 경우 성공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이 OB맥주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맥주시장 진출이란 카드를 꺼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2009년 OB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KKR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에도 줄곧 OB맥주 인수에 대해 관심을 보여 왔으나 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커서 M&A가 난항을 겪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롯데는 3조원 이하의 가격에서 OB맥주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KKR은 3조~4조원 가량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롯데가 맥주시장 진출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고 가격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플랜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롯데칠성의 맥주시장 진출 소식으로 인해 이날 주류업종은 대거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은 1.22% 하락하며 맥주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고 하이트진로(-6.43%), 하이트홀딩스(-3.14%)는 경쟁과열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