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계가 서울시의 에너지절감형 건물 수혜정책을 겨냥해 단열성과 밀폐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제품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1일 에너지절감 건물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녹색건축물 설계 가이드라인'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에너지소비를 낮출 수 있는 고기능성 건자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건자재업계는 고효율 건자재 생산에 한층 더 주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제품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올 하반기부터 일반 판유리 대비 에너지절감 효과가 50% 더 높은 코팅유리인 로이(Low-E)유리를 내놓는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독일 유리업체인 인터페인사와 손잡고 로이유리 전용 울산공장 건설에 나서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창호를 로이유리 등 기능성 유리를 사용한 고단열 창호로 교체하면 최소 연간 15만원 수준의 에너지비용이 절감된다"며 이 같은 이점을 내세워 고성능 창호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건창호는 지난달 미국의 유리전문회사인 카디날(Cardinal)사의 복층유리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계약을 맺은 데 이어 자체 개발한 진공유리 생산량 확대에도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진공유리 생산 챔버를 최고 3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카디날사의 고성능유리와 자사의 진공유리를 시스템창호에 설치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디날사에서 들여오는 복층유리는 은과 인듐 등 기능성금속을 판유리 위에 코팅해 건물의 에너지 손실을 최대 50% 수준까지 낮춘 기능성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만든 3중 진공유리는 일반 유리 대비 겨울철 난방비를 최고 60% 절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현재 이건창호는 인천 도화동 소재 공장에 제품 생산설비인 챔버 1기를 운영 중이다.
KCC는 보온단열재와 고효율 창호를 앞세워 확대된 에너지절감형 건자재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로이유리 등 기능성유리와 창틀, 실란트(유리와 창틀을 부착시키는 접착제) 등 창호의 핵심재료 3가지를 직접 생산하는 이점을 내세워 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처럼 건자재업계가 분주한 것은 향후 서울시가 신축건물의 에너지절감 정도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를 각각 최대 15%씩 감면해주기로 한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당초 신축 건물에만 적용했던 건축물 에너지소비총량제 대상을 리모델링 건축물까지 확대하고 향후 총량제 준수 여부를 건축 심의규정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에너지소비총량제는 바닥면적 합계 1만㎡ 이상 건축물의 경우 1㎡당 연간 소비에너지량이 공동주택은 200kWh, 일반건축물은 300kWh 이내로 설계토록 하는 제도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중 총량제 내용을 담은 심의규정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친환경 건축 관련 가이드라인은 서초구와 강동구 등 시내 자치구 뿐 아니라 전남 순천시와 같은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제도를 만들 만큼 파급력이 크다"며 "건설경기 위축으로 침체된 건자재 시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