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사진) 전 국무총리가 다음달 미국으로 출국해 오는 4월 중순까지 체류하기로 하면서 서울시장선거 불출마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군들이 줄줄이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서울시장 탈환'을 향한 새누리당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미국 UC버클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신설되는 한국법센터의 수석고문직을 맡기 위해 4월까지 미국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전 총리는 UC버클리대 측과 사전협의를 위해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이 사실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방선거 예비후보등록이 2월부터 시작돼 4월 중순이면 지역별 후보자의 윤곽이 나올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여권의 '잠룡'으로 평가 받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서울시장에 나선 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인물가뭄에 시달리자 당 지도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최근 권영세 주중 대사에게 직접 출마를 요청했으며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도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만나는 등 백방으로 인물 영입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권 대사로부터는 "저는 대사로서 직분에 충실할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손 사장도 "단순한 식사 자리였다"며 영입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일하게 서울시장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의원 측도 이 같은 분위기가 달갑지는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깨뜨리기 위해 여권 후보들 간의 경쟁을 통한 흥행몰이가 필요하지만 이게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만일 이렇다 할 흥행카드가 없다면 차선책으로 당에서 빨리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며 "그래야 지방선거에 앞서 전열을 정비하고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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