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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월 1일] 감정에 날개를 달아주자

감성경영 등 감성지수(EQ)를 중시하는 말들이 쏟아져나오지만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폐쇄적인 것 같다. 전통 유교사회의 뿌리 때문인지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우는 것을 강하지 못하거나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감정은 이성으로 통제받아야 하는 단순하고 원시적인 충동이 아니다. 인간의 지성을 고도의 수준에 이르게 하는 뇌 기능의 중요한 부분이다. 평생 경제 분야에 종사해온 한 컬렉터는 한 작품과의 만남이 삶의 감성을 확 열어놓았다고 한다. 한차례 영혼을 흔들고 지나간 느낌은 논리적인 로고스의 영역에서 인간의 감성을 탐구하는 파토스의 영역으로 심미안을 확장시킨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파토스는 일시적 격정이나 열정, 또는 예술에서 주관적ㆍ감정적 요소를 말하는 그리스어인데 현대 표현주의가 파토스를 중심으로 탄생된 장르이고 이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한 이가 우리가 잘 아는 반 고흐와 뭉크다. 그래서 표현주의 작품은 감성을 온전히 표출한다. 억눌린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고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회, 그것이 건강한 사회가 아닐지.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한국 사람, 특히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많이 숨기고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숨겨진 에너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억압하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으면서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왜곡돼 표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새해에는 자신의 감정에 날개를 달아주자. 순간순간 건강하게 감정을 느끼고 소통시키면 깨끗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새해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 감정은 생명을 지닌 존재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자,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도와주는 훌륭한 지표다. 때로는 외롭거나 슬프더라도 우리는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생명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선물로 느끼면 어떨지. 감정을 억누르는 시각에서 이를 이용하거나 좋게 바라보는 사고로의 전환은 삶의 지평을 훨씬 풍요롭게 하고 존재의 의미를 공고하게 해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인격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다중이'를 지닌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는 것은 심리 치유의 첫 번째 단계일 것이다. 기쁨과 슬픔ㆍ분노 등 모든 감정을 건강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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