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표류에 지주사 전환 주춤

대기업들이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전환하는 일이 지난 2008년 이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코오롱이 지주회사로 전환된 후 대기업집단 주력회사 중 지주회사로 전환된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공정거래법 개정이 표류하는 등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혜택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9월 말 기준 국내 지주회사는 총 105개사(일반지주회사 92개, 금융지주회사 13개)로 2010년 96개사(일반 84개, 금융 12개)보다 9곳(9.4%)이 순증했다고 27일 밝혔다. 24개사(일반 20개, 금융 4개)가 지주회사로 설립ㆍ전환한 반면 15개사(일반 12개, 금융 3개)가 지주회사에서 제외됐다. 지주회사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2008년 9월 50% 이후 2009년 31.7%, 2010년 9월 21.5%, 2011년 9.4%로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주회사로 전환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는 SK이노베이션(SK), 동부인베스트먼트(동부), 동양파이낸셜대부(동양), 동광주택산업(부영), 서울도시개발(대성), 대성합동지주(대성) 등 6곳이다. 지주회사 평균 자산총액은 1조9,287억원(일반 9,161억원, 금융 9조17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며 평균부채비율은 40%(일반 43.3%, 금융 15.4%)로 법상 규제 수준인 200%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자산 총액이 1조원을 넘는 지주회사는 SK이노베이션(14조1,000억원), SK(11조원), LG(7조3,000억원), GS(5조9,000억원), CJ(3조8,000억원), 두산(3조2,000억원) 등 모두 18개로 2009년(11개)에 비해 7개 늘었다. 한편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최대 4년까지 지주회사의 각종 행위 제한 규정에 대한 유예기간을 적용해 부채비율 200% 초과,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사 보유, 자ㆍ손자ㆍ증손회사외 계열사 주식 보유 등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13개 지주회사의 87개사가 유예기간을 적용받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1개사, 내년에 47개사, 2013년에 29개사의 유예기간이 만료된다. SK증권을 소유하고 있으나 7월 유예기간이 만료돼 법 위반 상태가 된 SK 처리 문제와 관련,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것이며 현재 사건을 처리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