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아시아 생명공학작물 시장은 이권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과 인도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입니다. 한국도 관련 기술 확보노력으로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비영리단체인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를 설립해 미래 식량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생명공학작물(Biotech Crops)의 보편적 확대를 주창해온 클라이브 제임스 ISAAA 회장이 28일 방한한 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생명공학작물은 생물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병충해ㆍ가뭄 등 불리한 외부환경 속에서 오히려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작물을 뜻하며 일반인들에게는 ‘유전자재조합작물(GMOㆍ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제임스 회장은 먼저 국제 밀 가격이 하루 사이 20% 상승했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인용, “만약 지난 12년간 생명공학작물 상업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훨씬 빨리 도래했을 것”이라며 “생명공학작물은 식량부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single approach)’은 아니지만 ‘중요한 요소(essential element)’”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생명공학작물 산업을 키워온 인도의 경우 지난 2006년 이 분야에서 거둔 소득증대 규모가 8억5,000만달러에 달하고 중국의 경우 면화와 쌀 관련 부문만도 50억달러에 이른다”며 “향후 10년간 아시아 생명공학작물 시장은 이 두 국가 간 주도권을 선점을 위한 ‘박빙의 경쟁(tight race)’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직은 민간 주도로 산업을 키우고 있는 인도가 우위를 점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 GMO 쌀 시장을 키울 경우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생명공학작물 시장에서 사실상 열외국가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그는 “정부와 공공 부문이 적극 나서 관련 연구에 투자, 우수한 GM 기술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며 “과거에는 일부 다국적기업이 기술을 독점해 비난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정부와 공공 부문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2007년 생명공학작물 세계현황’ 보고서를 공개하고 “생명공학작물 상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6년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1,100만명의 영세농민들이 생명공학작물 경작 전환으로 수익증대 효과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농업인들의 수익이 높아야 재배면적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시장의 이익은 최우선적으로 농업인들에게 배분되는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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