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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총기난사가 보내는 신호

미국 최악의 캠퍼스 총기난사 참사가 전세계를 망연자실케 하고 있다. 영문도 모른 채 숨져간 수십명의 학생들의 넋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의 부모들과 이웃들의 슬픔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의 범인은 다름 아닌 초등학교 때 한국서 건너간 동포 유학생이라고 한다. 사건을 저지른 원인으로 치정ㆍ정신병 등이 꼽히고 일부에서는 저변에 인종 갈등이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적 사고를 하는 부모와 미국적 사고를 하는 자녀 사이에 필연적인 갈등, 자녀들의 정체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유학생 가정환경도 배경으로 지적된다. 조씨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과 올봄에는 희곡작문 강좌를 수강하면서 “계부 죽이고 싶다” 등 살벌한 언어들로 가득찬 희곡을 수업시간에 발표하기도 했고, 이는 이번 사건의 전조였다는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총기참사 사건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연예인 연쇄자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정부의 지난 2005년 통계에 따르면 매일 33명의 국민이 목숨을 끊었고 무려 연간 1만2,047명이 자살을 선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추월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다는 사실이다. 90년대 초 연간 3,000여명이었던 자살자 수는 2007년 4배로 뛰어올랐다. 되돌아보더라도 소름 끼치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의 80% 정도는 우울증과 연관된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40년간 서양사회가 300여년에 걸쳐 이룩한 근대화를 초고속으로 따라잡았다. 뿐만 아니라 민주화와 더불어 고도의 정보기술과 지식사회로 나아가면서 기적적인 경제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우리 사회가 정신건강의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는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지 않기 위해 개방, 경쟁을 가속시키고 있고 미래를 향해 더욱 질주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조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건너가 미국서 생활했기 때문에 ‘미국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말 것인가. 어쩌면 이번 사건은 미국보다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가 더 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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