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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제민주화 상징 2인 미완의 퇴장

김종인 비대위원 사퇴… 추천인사 대부분 낙천 "당 쇄신 강도 약했다"<br>유종일 KDI 교수 비례대표 공천도 탈락 "말과 행동 달라 실망"

김종인 새누리 비대위원

유종일 KDI 교수

여야의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유종일 국제정책대학원(KDI) 교수가 '미완의 퇴장'을 하게 됐다.

김 비대위원은 22일 "선대위 체제로 돌입했기 때문에 비대위원을 오늘로써 마감한다"면서 비대위원을 맡은 지 3개월 만에 사퇴했다.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에 거론되다 유 교수 공천이 지난 20일 무산된 데 이은 것이다.

두 사람은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원외인사지만 오랫동안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며 현실정치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4ㆍ11총선을 앞두고 각각 이들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공약의 기본 틀을 맡겼다.

김 위원은 구체적인 정책과 공천 결정에서 당의 반대를 겪었고 유 교수는 출마를 희망하던 전주 덕진 갑에 이어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탈락해 정계 진출의 뜻이 꺾였다.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며 두 사람을 데려온 여야 정치권이 두 사람의 명성만 빌렸을 뿐 정작 조직과 계파 논리만 앞세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987년 개헌 때 경제민주화 조항이라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만든 김 위원은 1990년 노태우 정권 당시 대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강제 매각하는 5·8조치를 만들어 집행한 대표적인 반재벌주의자다.

그는 "당을 쇄신하겠다, 국민을 바라보겠다고 해서 믿고 들어왔는데 막상 (쇄신) 강도가 굉장히 약했다"면서 "공천자 명단을 보면 과연 어떤 사람이 그 (경제민주화) 문제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새누리당 공천 명단에는 현 정부 출신 친기업 성향과 감세론자가 대부분이다. 반면 김 위원이 추천한 인사는 계파안배 논리에 밀려 대부분 낙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의 후배 격인 유 교수는 지난해부터 민주당의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 특위' 위원장을 맡아왔지만 21일 당의 낙천 방침에 반발해 위원장직을 내놨다. 당내에서는 유 교수가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계파갈등의 피해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북 출신인 유 교수는 박영선 의원이 영입했으며 박 위원과 가까운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역구였던 전북 덕진에 출마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그에게 수도권 전략 출마를 요청하다 무산되고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배제한 것이다. 유 교수는 당 지도부가 서울의 당선유력 지역을 공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는 연고가 없거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을 제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권력과 조직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힘 없는 사람들이 짹짹거리는 여기에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끓어오른다. 여기가 내가 설 자리인 것을…"이라고 남겼다.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양대 정당이 말과 행동에 괴리가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면서 "김종인 박사님이 좋은 뜻을 성공적으로 실현하시길 바랐는데 사퇴해서 그것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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