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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13일] 폭탄 돌리는 분양권 시장

직장인 L모(40세)씨는 최근 경기도의 한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에 당첨된 후 분양권이 팔리지 않아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당첨 이후 프리미엄이 붙으면 곧바로 분양권을 팔겠다는 계산에 청약을 했지만 분양권이 팔리지 않아 계획 자체가 흐트러져버린 것이다. L씨는 당첨만 되면 바로 프리미엄 3,000만~4,000만원을 챙길 수 있다는 중개업소의 말만 믿고 덜컥 청약했다가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다급해진 그는 프리미엄을 500만원까지 낮춰 매물을 내놓았지만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 최근 과열양상인 분양시장에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겨냥해 청약했다가 정작 분양권을 넘길 수요자를 찾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분양해 최근 입주가 시작된 송도의 한 주상복합은 분양 초기 프리미엄만 1억원을 웃돌았지만 이제는 분양가에 매물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 불과 2년 만에 천덕꾸러기 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인기리에 분양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인천 청라지구에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내년 5월께 전매제한 기간 1년을 채운 중대형 분양물건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최대 1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거품이 한순간에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라지역에서는 올 한 해에만 1만2,009가구가 분양됐으며 이 중 중대형 물건이 76.3%(9,163가구)에 달한다. 아파트 등을 중개해 수수료를 버는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들조차 최근의 분양권시장 상황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이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내년 2월11일 계약분까지 적용되는 신규주택 양도세 완화 및 감면 조치가 끝나면 이런 열기도 식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금은 프리미엄보다는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L씨처럼 몇 천만원의 프리미엄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졸지에 수억원이 묶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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